본문 바로가기

sound

(1622)
Jens Pauly & Stijn Hüwels - When The Night Ends (VAAGNER, 2021) 독일 전자음악가 Jens Pauly와 벨기에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 Stijn Hüwels의 컬래버레이션 앨범. 앰비언트라는 용어가 장르적으로 통합되기에 너무나도 복합적이고 폭넓은 스펙트럼을 이루다 보니 일종의 경향적 특징처럼 지칭되곤 하는데, 옌스와 스틴은 그 음악이 지닌 다양성을 잘 보여주는 좋은 예가 아닐까 싶다. 앰비언트라는 공통된 관심사를 공유하고 있으면서도 지금까지 이들이 선보였던 음악적 형상은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같은 유럽권이라고 해도 지리적 거리만큼이나 상이한 성격을 지닌 두 뮤지션의 공동 작업은 어딘지 모르게 절묘할 것 같으면서도 쉽게 그 결과를 상상하기 힘든 측면이 분명 존재한다. 옌스의 경우 중첩된 복합적 사운드의 배음과 그 질감을 중심으로 고유한 드론을 형성하며 진행하..
Peter Gregson - Patina (Deutsche Grammophon, 2021) 스코틀랜드 첼리스트 겸 작곡가 Peter Gregson의 정규 다섯 번째 앨범. 현대 작곡 혹은 모던 클래시컬 작업과 관련한 DG의 태도는 마치 기존 고전의 연장에서 현재 진행 중인 현상으로 이를 대하는 듯하다. 내부적으로는 그 경계에 대한 기준은 존재하는 듯하지만 우리가 보기에 적어도 그 바운더리는 분류를 위한 편의에 불과하고 오늘날 진행 중인 고전음악의 새로운 진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개방적인 수용성을 견지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 대표적인 예가 피터의 작업이 아닐까 싶다. 피터는 영상은 물론 무대 공연을 위한 다수의 작곡은 물론 자신의 개인 작업을 통해 현대 고전 음악에서 우회할 수 없는 음악가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해당 장르에서 DG를 대표하는 뮤지션 중 한 명이다. 감염병 사태로 인해 예정된 공연 ..
Pat Metheny - Side-Eye NYC: V1.IV (Modern, 2021) 미국 기타리스트 Pat Metheny의 라이브 앨범. Modern 레이블과 계약 이후 최근 발표한 Road To The Sun (2021)에서 팻은 클래식을 이용한 장르적 표현의 확장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이번 앨범은 지금까지 구축했던 기존의 다양한 언어를 재확인하는 작업처럼 보인다. 이는 Side-Eye라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한 팻의 구체적인 방식과도 연관이 있다. 팻은 최근 인터뷰에서 초기 캔자스 시티 시절 여러 선배 뮤지션들로부터 그들의 경험에서 나오는 다양한 영향력과 음악이 암시하는 특정한 요구를 통해 자기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회고하며, 새로운 음악적 플랫폼을 통해 미래의 연주자들에게 그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Side-Eye라고 이름 붙인 새로운 ..
Marcin Wasilewski Trio - En Attendant (ECM, 2021) 폴란드 재즈 피아니스트 Marcin Wasilewski의 트리오 앨범. 베이스 Slawomir Kurkiewicz와 드럼 Michal Miskiewicz로 이루어진 MWT는 재즈계에서 지니는 의의는 상당하다. 1990년대 초부터 이들은 함께 활동을 이어오며 자신들만의 유니크 한 문법과 표현을 서서히 발전시켜왔을 뿐만 아니라, 2018년 세상을 떠난 Tomasz Stańko의 마지막 쿼텟은 자신의 음악적 영향력과 바운더리를 이들 트리오와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말년에 고인이 남긴 위대한 유산을 대변하기도 한다. 때문에 이들은 Krzysztof Komeda에서 토마시로 이어지는 폴란드 재즈의 계보를 연장하는 상징성을 지니기도 한다. 2019년 8월 스튜디오 La Buissonne에서 녹음된 이번 ..
Christian Jormin Trio - See the Unseen (Losen, 2021) 스웨덴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Christian Jormin의 트리오 앨범. 한 때는 크리스티안은 베이스 연주자 Anders Jormin의 동생으로 더 알려졌고 한편에서는 드러머로만 소개되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피아노 연주 녹음을 발표했으며 현대 무용, 민속 및 월드 음악과 관련해 다양한 작곡을 선보이기도 했다. 트리오와 관련 1990년대부터 자신의 트리오를 이끌며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기도 했으며 비교적 최근에는 베이스 Magnus Bergström과 드럼 Tommy Holmgren과 함께 재즈와 포크를 기반으로 하는 연주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 앨범은 자신의 이름을 건 트리오로는 오랜만에 선보이는 작업으로 베이시스트 매그너스와 더불어 젊은 드러머 Adam Ross와 녹음을 진행했으며, 현대적인 재즈..
Sciama - Layers of Appearance (Auxiliary, 2021) Sciama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영국 전자음악가 Michael Watters의 앨범. 지금까지 거의 ASC (a.k.a. James Clements)의 개인 레이블처럼 운영되며 자신과 관련된 뮤지션들을 제외한 외부에 대해서는 대체로 폐쇄적인 운영을 보였던 Auxiliary에서 가끔은 새로운 신인의 작업을 선보이기도 하는데, 최근의 좋은 예 중 하나가 바로 스키아마일 것이다. 공식적인 레이블 데뷔 앨범 Broken Circle (2019)을 발표했고 이후 Illusion Of Separation (2020)과 Layers Of Appearance (2021)를 연이어 선보였고, 올해 들어 두 번째 풀타임 리코딩인 이번 앨범을 선보이는 활발한 활동을 펼친다. 마이클의 음악은 다크 앰비언트의 경향적 특징들..
Pechblende - In The Hands Of Others (Auxiliary, 2021) Pechblende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스웨덴 전자음악가 Anna Bengtsson의 앨범. 2010년에 론칭해 지금까지 거의 대부분 ASC라는 활동명을 지닌 영국 전자음악가 James Clements의 작업을 소개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던, 사실상 개인 레이블과 마찬가지였던 Auxiliary에서 무명 신인 뮤지션의 음악을 카탈로그에 포함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물론 이러한 전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흔한 일도 아닐뿐더러 이렇게 합류한 몇몇 뮤지션들의 경우 레이블의 음악적 성격을 강화하는 역할을 보여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새로운 이름에 관심을 두게 된다. 아쉽게도 페치블렌드에 대한 정보는 전무하며 Apathy and Silence (2019)을 발표한 적이 있다고 하지만 이 앨범을 감상할 방법은..
Ulrike Haage - Shock Waves (Blue Pearls, 2021) 독일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Ulrike Haage의 OST 앨범. 이번 작업은 Volker Heise 감독의 TV 다큐멘터리 영화 Schockwellen: Nachrichten aus der Pandemie (2021)을 위한 음악으로 작년에 공개된 24h Berlin: Ein Tag im Leben (2020)에 이은 두 번째 디렉터-뮤지션 협업이다. 일상의 주요 현안을 주로 다루는 감독의 이번 작품은 작년 초 전 세계를 뒤덮은 감염병 사태를 다루고 있다고 전해지는데, 유행병의 확산을 다루는 뉴스의 태도에서부터 정부의 보건 정책과 이를 대하는 시민들의 다양한 반응에 이르는 폭넓은 고찰은 물론, 이러한 변화가 정치 사회는 물론 교육과 예술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또 우리 주변을 어떻게 균열시켰는지에 대해서..
Heliochrysum - We Become Mist (Bedroom Community, 2021) 미국 전자음악가 Michael Deragon과 Daniel Lea의 듀오 프로젝트 Heliochrysum의 앨범. 이렇다 할 정보가 거의 없는 두 뮤지션에 대한 첫인상은 올해 초 발매된 이들 듀오의 미니 앨범 Forbidden Structures (2021)를 통해서였는데, 아날로그와 디지털 프로세스를 결합하여 독특한 톤과 텍스쳐를 연출하고 이를 통해 자신들만의 고유한 스토리텔링을 완성하는 방식은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사운드를 마치 구조화된 아키텍처처럼 배열하고 각각의 고유한 레이어가 이루는 음향의 층위와 공간을 가득 채우는 입체적인 위상을 통해 자신들만의 음악적 세계관을 완성하는 듯한 모습은 마치 하나의 가상적인 이야기를 전달하는 모습처럼 들린다. 이와 같은 특징은 이번 앨범에서 더욱 긴 시..
Christoph Stiefel Inner Language Trio - Chutes and Ladders (nWog, 2021) 스위스 재즈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Christoph Stiefel의 트리오 앨범. 1980년대 초부터 음악 활동을 시작한 크리스토프는 작곡에 음악적 의지를 반영하고 이를 연주를 통해 실현하는 방식의 작업을 주로 선보였다. 이를 위해 크리스토프는 솔로를 비롯해 여려 형식의 음악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트리오는 그의 음악적 영감을 실현하기 위한 대표적인 작업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그 이전에도 여러 트리오 형식의 녹음은 존재했지만 Inner Language Trio (2008) 앨범 이후 크리스토프는 CSILT라는 이름의 활동을 이어간다. CSILT는 팀 이름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크리스토프 자신의 내면의 음악적 언어를 트리오라는 공간적 형식을 통해 표출하는 접근을 보여주고 있어, 듣..
Web Web X Max Herre - WEB MAX (Compost, 2021) 이탈리아계 독일 피아니스트 Roberto Di Gioia가 이끄는 재즈 쿼텟 Web Web과 Max Herre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독일 래퍼 겸 프로듀서 Maximilian Herre의 협업 앨범. 2014년 재즈 보컬리스트 Gregory Porter의 독일 공연을 위한 객원 뮤지션으로 참여해 처음으로 인연을 맺은 로베르토와 막스는 스피리추얼 재즈에 대한 음악적 합의를 당시 이루었다고 전한다. 이후 로베르토는 이와 같은 아이디어를 실행하기 위해 2017년 색소폰 Tony Lakatos, 베이스 Christian Von Kaphengst, 드럼 Peter Gall 등으로 이루어진 슈퍼 밴드를 결성했는데 이 쿼텟이 바로 WW이다. 쿼텟은 70년대의 스피리추얼 재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거나 모던한 양식으로 재..
Bill Whitley - Absent Light: In Paradisum (Ravello, 2021) 미국 작곡가 Bill Whitley의 앨범. 빌의 작곡은 솔로에서부터 심포니에 이르는 폭넓은 편성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실내악, 합창, 성악, 관현악 등은 물론 일렉트릭 기타와 피아노 듀오에 이르는 다양한 음악적 표현을 포괄하고 있다. 컨트리나 재즈 등과 같은 미국식 현대 작곡의 유산 속에서 성장했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음악은 다분히 동양적인 명상을 연상하게 하는가 하면 때로는 중세 수도원의 성가를 떠올리며 시간을 거스르는 듯한 몽환적 신비감을 담아내는 등, 상당히 다중적인 특징을 지니기도 한다. 이와 같은 빌의 복합적인 면모는 실제로 자연과 음악의 상호관계에 대한 통찰에서 비롯된 것으로 통합적인 사고가 그의 음악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번 앨범은 Naxos에서 기획한 현대 작곡 컴필..
Field Works - Maples, Ash, and Oaks: Cedars Instrumentals (Temporary Residence Ltd., 2021) 미국 음악가 Stuart Hyatt의 주도로 구성된 협업 프로젝트 Field Works의 앨범. 건축과 조각을 전공했고 National Geographic의 공식 탐험가로 활동 중이며 지역 사회와 미학을 결합한 사회 운동가라는 스튜어트의 독특한 이력은 FW의 음악을 이해하는 실마리가 되기도 한다. FW의 활동은 단순한 음악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며 다양한 예술 분야의 협업을 위한 일종의 통합적인 플랫폼의 일환이기도 하다. 실제로 스튜어트의 활동은 음반, 출판, 전시, 공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진다고 전해진다. 음악과 관련해서 스튜어트는 지역 사회와 관련한 일련의 음악 작업을 수행하고 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FW는 그 프로젝트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연과 일상에서 채집한 필드 리코딩을 기본 ..
ILUITEQ - The Loss of Wilderness (n5MD, 2021) 이탈리아 전자음악가 겸 작곡가 Andrea Bellucci와 Sergio Calzoni의 듀오 프로젝트 ILUITEQ의 앨범. 안드레아와 세르지오 두 뮤지션은 1990년대부터 각자 실험적인 음악 신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그룹 및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이를 통해 자신들만의 고유한 음악적 입지를 다진 인물들이다. 듀오의 첫출발을 알렸던 Sound Tracks For Winter Departures (2018) 이후 이들은 꾸준히 싱글 및 리믹스 작업을 선보이면서 프로젝트에 대한 지속성을 과시했고, 그 결과 이어진 두 번째 정규 앨범이 이번 작업이다. 이번 녹음은 전작에서 선보였던 음악적 콘텍스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실제로 이번 작업은 전작의 발매 이후인 2019년부터 기획된 것으로, ..
Haiku Salut - The Hill, The Light, The Ghost (Secret Name, 2021) 영국 멀티 인스트루먼트 트리오 Haiku Salu의 앨범. Gemma Barkerwood, Louise Croft, Sophie Barkerwood 등 세 명의 여성 뮤지션으로 이루어진 HS는 피아노, 기타, 드럼 등과 같은 기본 악기는 물론 현악기와 관악기 등을 비록 신서사이저와 일렉트로닉 등을 이용해 복합적인 사운드의 특성을 보인 음악을 들려준다. 특히 일렉트로닉과 관련한 자신들의 음악적 요소에 대해 'loopery and laptopery'라고 표현할 만큼, 기본적인 연주 악기의 기악적 특성을 바탕에 두면서도 루프 장치와 시퀀싱에 대한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 트리오라는 사운드의 공간을 넓게 연출하여 실험적인 오케스트레이션을 연출하기도 한다. 이들의 사운드만큼이나 음악적으로도 다양한 장르적 특성을 보여..
Gians - The Reign of Annalaura (Stellar Limited, 2021) 이탈리아 전자음악가 겸 프로듀서 Gianluca Spinetti의 솔로 프로젝트 Gians의 앨범. 2005년 이후 DJ와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주로 미니멀 테크노 계열의 하우스 음악을 선보였으며, 라이브 연주에 특화된 개인 활동을 펼치면서도 비교적 다수의 음원을 대중에게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싱글이나 믹스 컴필레이션 형식으로 발매되어 EP를 포함한 앨범의 형태로 된 작업은 쉽게 접하기 힘든데, 그나마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작업은 일련의 연속성을 지닌 음악들로 이루어진 음반 형식으로 발표되었다. 그동안 지안루카의 음악에서 주로 사용된 비트 시퀀싱이 이번 앨범에서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 흥미롭다. 라이브에서 활용되는 다양한 즉흥적 표현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구성이나 진행에서의 음악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