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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mmock - Mysterium (Hammock Music, 2017) Marc Byrd와 Andrew Thompson이 주축이 되어 결성한 그룹 해먹의 신보. 2005년 결성된 이후 자신들의 음악적 세계관을 꾸준하게 펼치고 있으며, 몇 년 전에는 자신들의 레이블을 설립하여 지난 작업들을 리마스터링 재발매하는가 하면 음악적인 지향이 유사한 뮤지션들을 지원하기도 한다. 올해만 해도 이번 앨범을 포함해 Columbus OST (2017) 등 두 장의 풀타임 리코딩이 발매했다. 해먹은 흔히들 앰비언트 계열의 포스트-록 그룹으로 분류되기도 하는데, 클래식적인 엄밀한 음악적 규범 속에 록의 요소들을 활용해 자신들만의 고유한 공간감과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해먹 특유의 유니크함은 늘 강조되고 있다. 해먹 음악에서 이와 같은 통합적 특징들이 이번 앨범에서는 조금 다른 양상으로 드러나고 있..
Tony Tixier - Life of Sensitive Creatures (Whirlwind, 2017) 프랑스 재즈 피아니스트 토니 틱시에의 신작. 본인의 타이틀로는 Dream Pursuit (2012)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앨범이다. 쿼텟 편성의 전작과 달리 이번 신보에서는 Karl McComas-Reichl (b), Tommy Crane (ds) 등이 참여한 트리오 포맷으로 리코딩을 진행했다. 전작에서는 포스트-밥의 언어기 기초한 다소 전통적인 지반 위에서 연주를 진행한다는 인상을 줬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조금은 더 모던한 느낌을 전하고 있다. 이는 그의 데뷔 앨범이자 트리오 녹음인 Fall in Flowers (2006)와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이러한 음악적 지반의 미세변동에는 쌍둥이 형제 Scott Tixier와 함께 진행한 장르 통합적인 일련의 음악 프로젝트(ex. Moon Paradox)의 결..
Crawl Across The Sky - The Silent God (self-released, 2017)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계 뮤지션 Nathan Kwon의 포스트-록 프로젝트 CATS의 신보. 사실상 원 맨 밴드나 다름없는 나단의 음악 활동은 CATS 외에도 각기 상이한 음악적 지향을 지닌 여러 개의 프로젝트 작업들을 통해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CATS의 경우에는 앰비언트적인 요소들을 활용한 포스트-록의 특징들을 강하게 부각하고 있다. 비교적 짧은 음악 커리어에도 불구하고 홈 리코딩의 특징을 살려 다수의 곡들을 발표하고 있어 그의 음악적 개요를 개괄하기란 쉽지 않지만, 이번 앨범에서 보이는 특이점을 관찰하기란 그리 어렵지는 않다. 이미 예전에도 하나의 주제를 다른 방식의 편곡과 연주로 버전을 분화시키는 방식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이번 앨범의 경우에는 다섯 개의 메인 테마를 적게는 3개에서 5개까지..
Chaz Knapp - Withheld (1631 Recordings, 2017) 미국에서 활동 중인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뮤지션 채즈 냅의 신보. 2000년대 초반에 데뷔하여 Our Brother The Native와 Oxalis 등의 프로젝트 활동 중간에도 개인적인 작업들을 꾸준히 발매했지만 Analogue 1 (2013) 앨범을 음원 형식으로 발표한 이후 사실상 그의 이력은 전무하다. 최근에는 사진작가인 아내와 Varied Frequencies라는 개인 레이블을 설립하고 이번 앨범을 발표했는데, 1631 Recordings가 재발매 형식으로 그의 신보 유통을 담당하여 4년 만에 채즈의 작업이 선보이게 된 것이다. 짧지 않은 음악적 공백에도 불구하고 채즈 특유의 내면적 집착이 강하게 묻어나는 음악적 특징들은 여전하다. 깊은 사색으로 인도하는 차분한 사운드와 긴 호흡으로 전개되는 라..
M. Craft - Blood Moon Deconstructed (Heavenly, 2017) 유럽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 중인 호주 출신 Martin Craft의 솔로 신보. 2000년대 초반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시작한 이후 작곡가와 프로듀서로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면서도 M. Craft라는 이름으로 개인적인 프로젝트 앨범들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앨범은 모하비 사막에서 녹음한 Blood Moon (2016)의 음악적 모티브와 테마들을 재구성한 것이다. 전작의 경우만 하더라도 기존에 마틴이 자신의 이름으로 선보였던 음악들, 즉 포크나 인디적인 성향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장르적 특징을 시도한 흔적들이 역력했다. 이번 앨범은 어쩌면 마틴의 음악적 변화를 더욱 본격화한 느낌을 주고 있다. 이번 앨범은 흔히들 하는 단순한 리믹스나 첨삭 수준의 작업을 훨씬 넘어선다. 사실상 전작과 연이어 비교를 해도 그..
Blak - Between Darkness And Light (Elusive Sound, 2017) 스페인 출신 Eloi Casellas가 주축이 된 신생 3인조 포스트-록 그룹 블락의 데뷔 앨범. 2015년 온라인 상에서의 프로젝트 작업으로 처음 시작된 이들의 활동은 Elusive Sound 레이블의 제안으로 마침내 엄청난 결실을 맞이하게 된다. 3인조라는 가장 기본적인 구성으로 이들이 만들어낸 작업의 결과물은 의외로 신선하고 놀랍다. 흔히들 포스트-록 그룹에게서 기대하는 고유한 사운드의 텍스쳐나 톤을 구성하는 방식은 이미 높은 완성 수준에 도달해 있다. 긴밀한 내적 응집력은 물론 밀도감이 느껴지는 깊이 있는 사운드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가고 있다. 규모에 어울리는 사운드의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지만 자신들 스스로 과도함의 경계에서 물러설 줄 아는 클레버한 모습도 엿볼 수 있다. 때문에 이들이 ..
Alex Stuart - Aftermath (Jazz Family, 2017) 파리에서 활동 중인 호주 출신 기타리스트 알렉스 스튜어트의 신보. 2005년 재즈 씬에 데뷔한 이후 줄곧 프랑스를 대표하는 뮤지션들과의 협연으로 나름의 음악적 성과를 축적해왔던 경력을 염두에 둔다고 하더라도 이번 앨범은 스튜어트 자신의 음악적 연출력에 보다 큰 방점을 찍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특히 트럼펫과 색소폰의 역할을 부각한 쿼텟 라인업 구성이라든가 앨범 전체의 음악적인 내용에 있어서도 기존 자신의 작업과는 일정한 거리를 취하고 있어 보인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는 재즈의 음악적 개방성에 보다 적극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개방적 태도는 새로운 조합의 시도로 나타난다기보다는 기존의 실험들을 재구성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방식으로 드러나고 있다. 구체적인 요소들에 있어서는 포스트-..
King Capisce - Memento Mori (Lamplight Social, 2017)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5인조 밴드 킹 카피셰의 세 번째 정규 앨범. Roshan Lal (b), Thomas Ashfield (ds), Tim Feben (g & synths) 등의 전통적인 락 기반에 Richard Harrison과 Alex Baker 등 두 명의 색소폰 연주자가 함께하고 있는 독특한 포맷의 밴드이다. 엑스페리멘탈한 락 사운드 위에 관악 섹션의 라인과 임프로바이징을 덧입혀 자신들만의 고유한 음악적 특징을 완성하고 있다. 이들이 데뷔 앨범 King Capisce (2010)에서 보여줬던 다소 터프한 면모들은 시간을 거치면서 보다 더 밀도 있는 사운드로 진화하게 된다. 초기의 사이키델릭한 면모들은 상대화되었지만 다양한 음악적 요소들에 대한 응집력은 더욱 공고해진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Stephan Micus - Inland Sea (ECM, 2017) 독일 음악가 스테판 미쿠스의 스물두 번째 ECM 앨범. 1960년대 말부터 이어진 미쿠스의 활동은 지금까지 꾸준한 일관성을 유지하며 자신만의 고유한 음악적 세계관을 구축해왔다. 6말7초의 정치 사회적 격변이 문화 예술 분야에도 영향을 끼치며 기존의 서구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난 새로운 대안을 찾아 활발한 모색의 시간을 갖게 된다. 음악 역시 당시까지 주목하지 않았던 인류, 환경, 제3세계 등에 관심을 기울이지만, 상당 부분은 서양적 시각에서 수용의 형식을 빌어 새로운 장르적 파생을 이끄는 한계를 지니기도 했다. 미쿠스의 근본적인 차별성은 여기에서 부각된다. 그는 합리적 전통이라고 여겨졌던 기존의 시각에서 벗어나 민속성 그 자체에 주목하고 자신만의 새로운 보편적 시각에서 음악을 관찰하고 다루는 법을 보여주고..
Endless Melancholy ‎- The Vacation (Hidden Vibes, 2017) 우크라이나 출신의 작곡가 Oleksiy Sakevych의 음악 프로젝트 엔들리스 멜랑콜리의 신보. 모던 클래시컬 분야에서는 이미 독보적인 입지를 다진 뮤지션으로 정규 앨범으로는 통산 다섯 번째에 해당한다. 정규 앨범들 만으로 대상을 한정시켜 그의 음악적 궤적을 살펴 보면 7년 여의 기간 중에는 변화의 계기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첫 데뷔 앨범 Music For Quiet Mornings (2012)에서 보여줬던 업라이드 연주 중심의 모던 클래시컬한 분위기가 Epilogue (2013)와 Fragile (2014)까지 어느 정도 이어지지만 Her Name In A Language Of Stars (2015)에 와서는 일렉트로닉에 기반하여 앰비언트적인 형상을 묘사하는 방식으로 변하게 된다. 기..
William Ryan Fritch - The Sum of Its Parts (Lost Tribe Sound, 2017) & The Old Believers (Lost Tribe Sound, 2017) 미국 작곡가 윌리엄 리안 프리치의 신보 두 장. 워낙 방대한 분량의 디스코그라피를 쏟아내고 있는 뮤지션이라 그의 라이브러리를 쫓아 가는 것이 쉽지 않지만 2014년부터 약 2년의 기간 동안 CD, EP, 음원 등의 형태로 발매한 총 12장의 앨범들로 이루어진 Leave Me Series는 그의 음악적 성과를 대표하는 작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기에는 두 장의 OST 도 포함되었는데, 그 동안 부분적이고 제한적으로 공개되었던 앨범들의 전체 모습과 더불어 새롭게 추가된 곡들까지 살펴 볼 수 있게 되었다. 서로 다른 주제의 필름 속에서 사용된 음악들이지만 전체적인 사운드의 결에 있어서는 무척 유사한 느낌을 전해준다. 이는 윌리엄이 최근 작업했던 OST 앨범 Birkitshi: Eagle Hunters in..
Arkady Shilkloper & Vadim Neselovskyi - Lustrum (Neuklang, 2017) 독일에서 거주 중인 러시아 호른 연주자 아카디 쉴클로퍼와 뉴욕에서 활동 중인 우크라이나 피아니스트 바딤 네스롭스카이의 세 번째 듀엣 앨범. 2011년 아카디의 Moscow Art Trio의 멤버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Last Snow (2013)와 Krai (2014)를 연이어 발표하며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둘 만의 호흡을 보여줬다. 이번 앨범을 듣기 전에 들었던 감정은 기대감보다는 설렘에 가까웠다. 그 만큼 아카디와 바딤이 이전 두 장의 앨범에서 보여줬던 음악적 합의는 유사한 형식의 그 어떠한 음반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느낌을 전해 줬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아카디와 바딤 두 뮤지션에 대한 개인적인 맹목적 팬심 또한 크게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이번 앨범을 포함한 이들의 전체 듀엣 음반에..
GlerAkur - The Mountains Are Beautiful Now (Prophecy, 2017) 아이슬란드 작곡가 Elvar Geir Sævarsson이 주축이 된 8인조 그룹 글레르아쿠르의 첫 앨범. 엘바가 개인적으로 만든 음악이 우연히 방송을 탔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바로 음반사와 계약을 하게 된다. EP 앨범 Can't You Wait (2016)에 이은 첫 풀타임 정규 레코딩이 이번 음반이다. 아이슬란드 어로 Glass Field라는 뜻을 갖고 있는 이 그룹은 포스트-록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드론, 앰비언트, 둠메탈 등의 다양한 음악적 요소들이 복합된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때로는 사운드트랙을 연상시키는 시네마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는가 하면 두드러지게 강조되고 있는 서사적 네러티브는 프로그레시브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다양한 인원이 참여한 만큼 이들이 만들어내는 사운드 또한 드라마틱하면서도 정..
Shelly Berg & David Finck - The Deep (Chesky, 2017) 피아니스트 셸리 버그와 베이스 연주자 데이비드 핀크의 듀엣 앨범. 결코 소홀히 다룰 수 없는 음악적 연륜과 경력을 보유한 두 뮤지션이 이번 앨범을 녹음하게 된 계기는 말 그대로 우연히 이루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Livingston Taylor의 데뷔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녹음이 있은 후 사장 체스키는 버그와 핀크에게 듀엣 녹음을 제안했고 모든 장비가 고스란히 남아 있던 바로 그 스튜디오에서 연이어 자신들의 앨범을 레코딩하게 되었다고 한다. 앞선 테일러의 녹음에서는 기타와 보컬에 가려 두 뮤지션의 사운드가 잘 부각되지 않았던 반면 뒤 이은 레코딩에서는 피아노와 베이스가 장악한 전혀 다른 스튜디오의 공기가 전해진다. 자신들의 타이틀로 남겨진 활동도 있었지만 이 두 사람의 이름은 지금껏 유명 뮤지션들의 옆..
Selffish - He She Them Us (Serein, 2017) 라트비아 출신 뮤지션 Andrejs Eigus의 음악 프로젝트 셀피쉬의 신보. 셀피쉬의 이름으로는 무려 13년 만에 발매되는 앨범이다. 긴 공백 기간 중에 DJ로 활동하며 투어는 물론 개인 공연도 활발하게 벌였던 것으로 전해지고 중간에 믹싱 음원을 비롯해 여러 뮤지션들과 발매한 컴필레이션에 소개되기도 했지만 그나마 2010년대 들어서는 거의 감감무소식이었다. 오랜 침묵 끝에 발표한 이번 앨범은 공백의 시간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와 연관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초기 Blue Planet Chill (2002) 시절의 음악을 되돌려 보면 미니멀한 비트 위로 멜로디 라인을 이어가는 다운템포 계열의 소위 딥하우스 음악으로 분류되곤 했다. 하지만 샘플링에 의존하기 보다는 본인 스스로 직접 연주한 피아노와 ..
Poppy Ackroyd - Sketches (One Little Independent, 2017) 영국 작곡가 포피 애크로이드의 신보. 사실주의 미술 작가 Norman Ackroyd의 딸이며 이번 앨범 커버가 아버지 노만의 작품이다. 2012년 데뷔 이후 이번 앨범은 3년만에 발표되는 세 번째 앨범이며, 평소 개인 공연은 물론 얼마 전에 살펴 봤던 Hidden Orchestra의 라이브 팀의 일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이전 앨범들은 주로 자신이 직접 연주하는 피아노와 현악의 멀티 트레킹 녹음에 의지했던 것에 비해 이번에는 주로 피아노 솔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때문에 기존의 음악적 구성에서 드러나는 섬세한 서술적 특징이나 세밀한 사운드스케이프 등은 이번 앨범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일부 트랙에서 묘사의 구체성을 위한 부분적인 효과의 사용이 있긴 하지만 앨범 전체는 포피의 감성이 반영된 작곡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