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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Achim Kirchmair Trio - Going To Ladakh (o-tone, 2018)

 

오스트리아 출신 재즈 기타리스트 아힘 커크마이어의 트리오 신보. 1990년대 중반부터 음악 활동을 시작해 자신의 밴드는 물론 세션으로도 활동했지만 실제 우리에게 그리 친숙한 뮤지션은 아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최근까지 보컬리스트 Ingrid Moser와 공동으로 Dee Dolen라는 밴드의 리더로 활동하며 재즈와 월드 퓨전 스타일의 크로스오버 음악을 선보였다고 전해지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번 앨범이 처음 접하는 아힘의 음악이기도 하다. 트리오 포맷으로 녹음된 이번 앨범에는 Ali Angerer (tba), Andjelko Stupar (ds)가 참여한 독특한 편성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통상적인 베이스의 역할을 튜바가 부분적으로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흔히들 컨템포러리 계열의 퓨전 스타일이라고 통칭하는 유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공간의 구성이나 진행 형식에서도 비교적 정통적인 스텐스에 기반을 두고 있어, 독특한 편성에도 불구하고 무척 친숙한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튜바는 낮은 음역대의 묵직한 블로잉으로 코드 키핑을 적절히 수행하고 있어 베이스의 부제에 따른 공백을 전혀 체감할 수 없으며, 오히려 자신의 솔로 공간에서 호른 악기 특유의 적극적인 라인을 전개함으로써 기존 트리오와는 다른 느낌을 전해주기도 한다. 아힘의 기타 톤의 경우 때로는 스트레이트하게 또 경우에 따라 블루지한 표현을 보여주며 개별 곡의 분위기에 맞는 다양한 뉘앙스를 전해주기도 하지만, 통상적으로 우리가 평소 재즈에서 익숙하게 들어왔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는 오디너리하다는 느낌이 들 만큼 일상적인 연주를 들려주고 있어서, 독특한 편성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기대했던 청자라면 조금은 맥 빠지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강박에서 조금만 벗어난다면, 균형과 조화에 방점을 두고 안정적인 일상적 표현을 완성하고 있다는 점은 귀 기울일 대목이기도 하다. 자신들의 방식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고 듣는 입장에서는 즐겁고 편할 따름이다.

 

2018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