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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Alaskan Tapes - For Us Alone (Nettwerk, 2021)

캐나다 작곡가 Brady Kendall의 프로젝트 Alaskan Tapes의 앨범. 영화와 시각 매체를 위한 작업 외에도 꾸준히 자신의 음악을 대중에게 선보이는 일 또한 게을리하지 않는다. 두 가지 작업 영역 사이에는 큰 거리감이 존재하지 않으며 앰비언트라는 경향적 특성에 기반하여 범용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이미지너리 한 여러 장르의 표현들을 자유롭게 사용한다는 점이 AT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일 것이다. 이번 앨범에서도 이러한 장르 복합적이고 다면적인 특징이 잘 드러나고 있다. 일렉트로닉, 드론, 모던 클래시컬, 포스트-록 등의 다양한 언어들이 여러 트랙에서 개별적 특징을 드러내는가 하면, 몇몇 곡에서는 다양한 경향적 특징들이 대면하기도 한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는 각 트랙 고유의 성격이 두드러지게 강조되면서 다른 곡들과 이루는 대조가 눈에 띄는데, 이는 마치 옴니버스를 청각화한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대신 하나의 단일한 텍스쳐를 지닌 꿈결 같은 사운드 스케이프를 마치 앨범의 시그니쳐 음향처럼 사용하여 전체적으로 균일한 톤 벨런스를 유지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그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 몇몇 트랙에서 등장하는 스트링은 Jonathan Dreyfus가 직접 연주한 것으로, 곡의 특징에 따라 배경을 이루기도 하고 또 전면에서 라인을 이끌기도 하는 등 앨범의 디테일을 완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두 트랙 "The Sky Sings Its Chorus (For Us Alone) Pts. 1 & 2"가 무척 흥미롭다. Pt. 1에서는 차분한 드럼 비트와 러스티 한 사운드 스케이프 위로 기타와 스트링의 라인이 만들어내는 처연한 분위기는 무척 인상적인데, 포스트-록과 모던 클래시컬의 요소들이 어우러지면서 독특한 묘사적 특징을 부각한다. 전편의 사운드 스케이프는 Pt. 2에서 드론 스웰과 하나가 되며 웅장하고 무거운 대기를 연상하게 만드는 소리의 압력을 전달하는데, 이는 곡의 제목에서 떠올릴 수 있는 공기의 '합창'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AT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많은 것을 엿볼 수 있는 AT다운 앨범이다.

 

2021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