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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Alex Stuart - Aftermath (Jazz Family, 2017)


파리에서 활동 중인 호주 출신 기타리스트 알렉스 스튜어트의 신보. 2005년 재즈 씬에 데뷔한 이후 줄곧 프랑스를 대표하는 뮤지션들과의 협연으로 나름의 음악적 성과를 축적해왔던 경력을 염두에 둔다고 하더라도 이번 앨범은 스튜어트 자신의 음악적 연출력에 보다 큰 방점을 찍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특히 트럼펫과 색소폰의 역할을 부각한 쿼텟 라인업 구성이라든가 앨범 전체의 음악적인 내용에 있어서도 기존 자신의 작업과는 일정한 거리를 취하고 있어 보인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는 재즈의 음악적 개방성에 보다 적극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개방적 태도는 새로운 조합의 시도로 나타난다기보다는 기존의 실험들을 재구성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방식으로 드러나고 있다. 구체적인 요소들에 있어서는 포스트-록의 접근, 아프리카 혹은 남미적인 그루브의 활용, 슬라브적인 민속적 특징 등이 간헐적으로 드러나기도 하지만 그 자체를 부각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앨범은 하나의 일관된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노력한 흔적들이 역력하다. 에소테릭하고 내면적인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사색적이거나 심각하기보다는 일상적인 느낌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긴밀함을 바탕으로 긴장감 넘치는 사운드를 연출하고 있으며 그 안에서의 섬세한 편곡 또한 눈에 띈다. 기타 스트링에 의해 부각되는 모던한 느낌과 호른으로 드러나는 전통적인 인상의 대비는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면서도 그 조화가 완성되는 과정에서 잔잔한 쾌감을 만들어낸다. 흡사 6말 7초, 음악적 접합의 다양한 실험이 행해졌던 그 시절의 향수를 직접 소환하기도 한다. 때문에 음악적 확장의 미래적 예시를 보여줬다기보다는 지난 과거의 현대적 재현에 포커스가 맞춰진 측면이 강하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지난 시절의 음악적 실험들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현재성을 담보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스튜어트의 이번 앨범은 지난 시절의 실험들이 어떤 조건 속에서 그 현재성이 드러내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2017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