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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xi Tuomarila Trio - Kingdom (Edition, 2017)


핀란드 출신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알렉시 투오마릴라의 통산 세 번째 트리오 앨범. Edition 레이블에서 발매된 Seven Hills (2013)를 처음 접하고 '대단한 신인'(sic!)이다 싶어 그의 바이오그라피를 검색해 봤더니 1974년 생에, 이미 수 많은 유명 연주자들과 스테이지에 함께 올랐던 중진급 뮤지션이라는 사실을 알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자세히 봐야 보인다고, 그 후 Tomasz Stanko, Eero Koivistoinen 등과 같은 뮤지션의 앨범에서 그의 이름을 발견했을 때 무척 반가웠다. 긴 활동 기간에 비해 그의 이름으로 된 타이틀을 접하기 어려웠던 여러 사정이 있었겠지만, 그의 연주는 한 번 들으면 쉽게 잊혀지지 않을 만큼 강한 매력과 힘을 지녔다는 사실에 이의 없을 것이다. 이번 앨범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Mats Eilertsen (b)과  Olavi Louhivuori (ds) 등 유럽 재즈씬에서 한참 주가를 올리고 있는 두 명의 뮤지션이 참여하고 있어 라인업 자체만으로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피아노 트리오의 새로운 음악적 구성 방식과 관련해 EST라는 강력한 전례가 있긴 하지만, ATT의 연주는 그들의 그늘 아래에서도 나름의 창의적인 빛을 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2013년 전작에 비해 리더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되는 진행 방식을 취하고 있어 정통에 기반한 오소독스한 인상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리더의 통제 속에서도 뮤지션들에게 주어진 개별적 공간은 개인의 능력을 발휘하기에 충분한 것이어서 다이나믹 하면서도 무척 유연하기까지 하다. 이미 여러 레코딩과 연주를 통해 축적된 상호이해가 반영된 결과가 아닌가 싶다. 모든 곡들이 나름의 강한 인상을 주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리더의 낭만적 감성을 엿볼 수 있는 "The Girl in a Stetson Hat"이나 "Bruin Bay"와 같은 오리지널은 물론 Bob Dylan의 원곡을 스케일 변화를 이용해 재구성한 "The Times They are a-Changin'" 같은 곡들이 기억에 남는다. 알렉시 쿼텟 Drifter의 새 앨범은 물론 그의 솔로 레코딩도 기대해 본다.


2017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