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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Anders Lønne Grønseth & Multiverse - Outer View (NXN, 2022)

노르웨이 색소폰 및 클라리넷 연주자 Anders Lønne Grønseth와 그의 밴드 Multiverse의 앨범. 안데르스는 2000년에 함께 공부했던 동문들을 중심으로 그룹을 결성하면서 본격적으로 재즈 신에 등장한다. 이후 세션은 물론 여러 개인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재즈의 즉흥적 모티브를 활용을 바탕에 두면서도 클래식이나 민속 음악과 관련한 요소적 특징들을 수용하는 자신만의 작곡 방식과 표현을 차츰 발전시킨다. 이번 프로젝트는 Multiverse (2018)를 통해 처음 선보였는데, 앨범 타이틀을 이후 그룹 이름으로 사용하면서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오게 된다. 이번 앨범에는 트럼펫 Hayden Powell, 피아노 Espen Berg, 베이스 Audun Ellingsen, 드럼 Einar Schewing 등 기존 멤버들이 그대로 참여하고 있으며, Theory Of Anything (2019)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신보인 샘이다. 멀티버스는 안데르스의 작곡에 기반을 두면서도 즉흥적 모티브에 대한 개방적 태도를 보인다는 점에서 기존 Mini Macro Ensemble과 유사한 대신, 집합적인 앙상블이 아닌 전통적인 퀸텟의 형식을 통해 보다 개별화된 집단적 창의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차이를 지닌다. 마치 ‘다중우주’라는 프로젝트 이름의 의미를 부각하기라도 하듯, 멀티버스는 다섯 명의 구성원들이 각자의 공간에서 다양한 방식의 상호 개입과 작용을 개방하여 이를 총체적으로 질량 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이들의 연주가 매스 임프로바이징을 연상하게 하는 집단적인 개별화를 취하는 것은 아니며, 작곡의 의도가 반영된 최소한의 규칙성에 기반을 두고 폭넓게 활용되는 상대적 자율성을 극대화하는 접근이라 나름의 인터랙티브 한 정합성을 밀도 있게 유지하는 특징을 보여준다. 때문에 이들이 완성하는 전체적인 공간적 이미지는 강한 밀도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데, 그 안에서도 끊임없이 부각되는 개별적 특성은 물론, 각각의 연주가 상호 간에 대비와 융합을 이루는 수많은 가능성까지 포함하고 있어, 음악 그 자체에서 느껴지는 텐션은 상당하다. 또한 멀티버스라는 이름에는 재즈 외에도 다양한 주변 장르의 요소들까지 내포하는 다면성을 지니고 있는데, 은유적이면서도 은연중에 드러나는 그 특징들로 인해 쿼텟의 음악은 미묘한 음악적 매력이 더해진다. 그러면서도 북미의 전통적인 스텐스와는 확연하게 구분되는 노르딕 사운드 특유의 울림이 있어 안데르스와 멀티버스만의 유니크 함을 경험할 수 있는 앨범이다.

 

2022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