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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Astralia - Solstice (self-released, 2017)


스페인 출신의 포스트-락 그룹 아스트랄리아의 신보. 사운드의 디테일, 진행의 플로우를 구성하는 방식 등 음악적 형식에서 기존의 EP와 앨범에서 보여준 것에 비해 한발 더 나갔음은 분명하다. 전반적으로 이전 EP와 앨범에 비해 음악적 구체성에 대한 집착이 강하게 느껴진다. 예전의 명료함에 덧붙여 진지함을 한층 더 깊이 있게 담아내려는 흔적 역시 엿보인다. 때문에 전작들에서 선명하게 다가왔던 테마와 진행이 다소 복잡한 구성을 지니게 됨으로써 청자의 즉자적 반응을 끌어내기에는 한 템포 더딜 수 밖에 없어 보인다. 확실히 이번 앨범은 자연스럽게 느껴지고 기억되기보다는 귀를 기울이고 자세하게 관찰한 만큼 더 많이 들린다. 기존에 비해 전체적인 사운드의 무게 중심이 낮아진 것도 특징이다. 앰비언트적인 표현들(ex. "Detachment") 뿐만 아니라 느와르적인 분위기 연출도 인상적이다(ex. "Abyss of Light"). 물론 기존 자신들의 음악적 특징들을 새롭게 재현한 타이틀 곡 "Solstice"도 반갑다. 3년간의 준비 기간 동안 이들이 얼마나 많은 음악적 고민을 했는지 느낄 수 있는 앨범이다. 기존의 명료함에 진지함을 더한 이들의 음악적 스텐스와 전략이 완성도 높은 앨범을 만들어냈다는 점은 분명하다.


2017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