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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Avishai Cohen - Cross My Palm With Silver (ECM, 2017)


1년 만에 발매 된 트럼펫 연주자 아비샤이 코헨의 두 번째 ECM 앨범. 하지만 이번 신보는 형식과 내용면에서 전작 Into the Silence (2016) 와는 다른 인상을 준다. 퀸텟으로 녹음된 2016년 앨범은 마치 분위기와 감성에 초점을 맞춘 정돈된 스튜디오 레코딩의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 쿼텟 앨범은 개별 곡들의 해석과 진행에 다양한 긴장의 요소들을 담아내려 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이번 레코딩에는 최근 라이브 투어에 함께하고 있는 Jonathan Avishai (p), Barak Mori (b), Nasheet Waits (ds) 등이 참여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2016년 발매된 앨범 관련 투어가 레코딩에 참여했던 퀸텟이 아닌 이들 쿼텟으로 진행됐다는 점이다. 관련한 부트렉들을 들어보면 동일한 스튜디오 원곡들을 라이브에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튜닝한다는 점을 쉽게 느낄 수 있는데, 이러한 재구성의 방법과 원칙들은 이번 신보에 적절히 반영되어 있다. 유럽 투어 일정 중에 녹음된 이번 레코딩에서는 내면화된 인터플레이의 극적 긴장을 최대한 이끌어내고 있다. 마치 점층된 네 개의 레이어들이 하나의 이미지로 표출되는 듯한 묘사는 뛰어난 발란스를 유지하며 그 자체로 내밀한 팀워크가 된다. 오소독스한 플로우 대신 트럼펫의 다양한 프레이즈를 통해 표출되는 신중한 내러티브 자체에서 진행의 모티브를 이어가는 방식도 흥미롭다. 리더의 솔로 하나만으로 스튜디오의 공기마저 응축시키는 듯한 "Shoot Me In the Leg"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앨범 전체의 밀도감 있는 사운드 역시 인상적이다. 프로듀서와 뮤지션이 이룬 최상의 시너지다.


2017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