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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Bodø Domkor – Meditatus (Grappa, 2007)


보되 돔코르가 누구인지 아무리 검색해봐라, 나오나 ㅎㅎ 노르웨이에 있는 카톨릭 성당 Bodø Domkirke의 성가대를 지칭하는 이름이다. 앨범의 타이틀에는 이들 성가대의 이름이 올라 있지만 실제 이 앨범의 숨은 주인공은 Jan Gunnar Hoff Group이다. 이 앨범은 2004년부터 약 1년여 동안 이루어진 두 팀의 컬래버레이션을 기록하고 있다. 이 활동으로 호프는 노르웨이의 창작음악가들에게 수여되는 Edvard Prize를 2005년에 수상하기도 했는데, 수상한 분야는 다름 아닌 교회 음악이었다. 교회 음악이라는 기본적인 장르적 특성을 지니고 있긴 하지만 이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르네상스나 바로크 시대의 성가곡들과는 전혀 다르다. 그렇다고 아르보 푀르트와 같은 현대 작곡가들의 비장함과 유사한 것 또한 아니다. 호프는 Kyrie, Meditatus, Gloria, Sanctus 등과 같은 고전 성가의 기본 테마들을 차용하고 있지만 그 음악적 내용은 현대적인 방식으로 써내려 가고 있다. 엄숙함과 경건함이 종교적 권위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음악 그 자체(소리가 아닌!)의 미적 완성에 의해 부여되는 듯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또한 여기에 전기 기타나 키보드, 락 비트의 드럼도 부분적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파격적이라는 느낌보다는 인간 내면의 고통을 고백하는 듯한 호소처럼 들린다. 기존의 성가곡들이 신에 대한 경배에 목적이 있었다면, 이 앨범은 그와 같은 행위의 주체인 인간의 목소리를 조금 더 가까운 거리에서 들려준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서로 다른 두 가지 음악적 요소들을 하나의 소리로 완성시킨 호프의 연출력 또한 다시 한 번 주목하게 되는 앨범이다.

2014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