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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Chicuelo y Marco Mezquida - Conexión (Taller de Músics, 2017)


스페인 출신의 기타리스트 치쿠엘로(Juan Gómez 'Chicuelo')와 피아니스트 마르코 메스퀴다의 앨범. 부분적으로 일부 곡에서 Paco De Mode의 퍼커션 조력을 받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기타와 피아노의 듀엣 앨범이다. 치쿠엘로와 피아노의 듀엣이라는 컨셉트를 보고 예전 Maria João Pires와의 협업을 잠시 떠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메스퀴다가 파트너라는 사실에 주목한다면 예전의 피아노 듀엣과는 다른 내용일 것이라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미 플라멩코 자체가 주변 장르의 음악들과 많은 접점을 형성하기도 했지만 치쿠엘로의 음악 작업들은 그 표현 양식을 넓히는데 적지 않은 기여를 하기도 했다. 피레스와의 협업에서 치쿠엘로는 다소 보수적인 음악적 지반 위에서 클래식 피아니스트의 양보를 얻어냈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플라멩코와 현대 재즈의 접점면에서 드러날 수 있는 다양한 음악적 합의와 긴장을 고스란히 노출시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미 두 뮤지션이 두 장르의 음악적 특징에 대한 이해가 깊고 충분한 경험도 축적했던 탓에 합의가 드러나는 과정은 의외로 명료하고 긴장의 표출은 극적이다. 즉 서로 다른 음악적 스타일을 지닌 두 연주자의 단순 결합이 아니라, 동일한 음악적 스탠스와 목적을 지닌 두 뮤지션의 합의에 기초했기 때문에 이와 같이 명료하면서도 극적인 표현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플라멩코의 전통적인 형식적 스타일을 따르고 있지만 기본 화성의 진행이나 라인의 구성에서는 모던한 감각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 섬세한 코드 변화가 인상적인 "Al sol", 서정적인 기타 연주에 피아노의 내밀한 인코딩이 어우러진 "A solas", 피아니스트의 감각적 재능이 두드러진 "Velas" 등 모든 곡들 마다 나름의 음악적 지향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 중 타이틀 곡 "Conexión"은 이번 앨범 컨셉트를 축약한다. 결국 앨범의 타이틀이 이번 레코딩의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는 셈이다. 


2017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