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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Christian Jormin Trio - See the Unseen (Losen, 2021)

스웨덴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Christian Jormin의 트리오 앨범. 한 때는 크리스티안은 베이스 연주자 Anders Jormin의 동생으로 더 알려졌고 한편에서는 드러머로만 소개되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피아노 연주 녹음을 발표했으며 현대 무용, 민속 및 월드 음악과 관련해 다양한 작곡을 선보이기도 했다. 트리오와 관련 1990년대부터 자신의 트리오를 이끌며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기도 했으며 비교적 최근에는 베이스 Magnus Bergström과 드럼 Tommy Holmgren과 함께 재즈와 포크를 기반으로 하는 연주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 앨범은 자신의 이름을 건 트리오로는 오랜만에 선보이는 작업으로 베이시스트 매그너스와 더불어 젊은 드러머 Adam Ross와 녹음을 진행했으며, 현대적인 재즈의 기본적인 표현에 충실한 모던하면서도 비교적 오소독스 한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크리스티안은 이번 트리오 녹음을 위해 모든 곡을 새로 작곡했고 오로지 세 명의 연주자들의 자유로운 직관을 펼칠 수 있도록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감염병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화된 상황에서 그 거리 사이에 서로와 소통할 수 있는 가교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곡과 연주에 담아내려고 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와 같은 인식은 다분히 명시적이면서도 철학적인 의미를 내포한 앨범의 타이틀에 잘 표현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이번 앨범은 공통의 공간에 대한 합에 많은 방점을 찍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전한다. 그렇다고 해서 트리오의 전통적인 언어와 표현에서 벗어난 파격을 선보이는 것은 아니며, 리더의 강한 존재감을 부각하는 질서 속에서 인터렉티브 한 상호작용을 강조하는 동시에 그 속에서 능동적인 직관적 개입을 보장하는 접근을 보여주는, 어떻게 보면 다분히 오소독스 한 방식으로 이를 실현하고 있다. 때문에 피아노가 진행의 중심을 이루고 베이스와 드럼이 이를 뒷받침하는 다분히 오디너리 한 구성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긴밀한 인터플레이의 밀도와 그 공간을 치밀하게 채색하는 두 뮤지션의 능동적인 역할은 비범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어쩌면 전혀 다른 질서나 접근이 아닌 기존 인식을 확장하는 것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확신처럼 보이기도 하는 앨범이다.

 

2021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