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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David Helbock - The New Cool (ACT, 2021)

오스트리아 출신 피아니스트 David Helbock의 앨범. 데이비드에게 있어 트리오는 익숙한 포맷이지만 이번 앨범은 독일에서 함께 활동 중인 그의 동료 트럼펫 연주자 Sebastian Studnitzky와 기타리스트 Arne Jansen 등 멜로디 악기로 구성된 삼인조 녹음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다분히 Random Control 트리오로 명명된 예전 Tour d`Horizon (2018)을 연상하게 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2018년 녹음에서는 다양한 악기의 활용과 다면적인 사운드의 조화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면, 이번 앨범은 단순화한 미니멀한 사운드의 앙상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여준다. 어쩌면 그 차이를 데이비드 본인의 텍스트로 드러내는 것이 앨범의 타이틀이 아닐까 싶은데, 'cool'이라는 장르적 접근을 의도했다기보다는 그 스타일을 떠올리면 연상할 수 있는 정서적 이미지를 차용하고 이를 새로운 트리오 사운드의 기본으로 삼았다는 인상을 준다. 데이비드가 기존에 보여줬던 우아한 묘사와 호소력 있는 표현을 떠올린다면 자신의 장점을 부각할 수 있는 훌륭한 시도로 볼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그 의도에 걸맞은 인상적인 작업을 완성했다고 할 수 있다. 세 개의 멜로디 악기가 어떻게 조화 균형을 이루는가에 대한 해법은 통합적 공간을 사고함으로써 가능한데, 마치 뮤지션 개인의 직관적 능력을 집단화한 듯한 강한 상호작용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이것이 드러나는 사운드에 있어서도 딜레이가 걸린 사운드가 다른 악기와 자연스럽게 중첩을 이루게 하여 통상적인 명료함과는 다른 미묘한 분위기를 만드는가 하면, 리버브를 이용해 각 악기의 위상을 마치 하나의 확장적 공간 속에서 부유하는 듯한 모습으로 연출한다. 물론 그 결과에서는 연주한 본인들도 만족했을 것이고, 듣는 입장에서도 신선한 느낌을 받기에 충분하다.

 

2021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