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ound

Dhafer Youssef – Birds Requiem (OKeh, 2013)


몇 년 전 자라섬에 무대에 오르기도 했던, 튀니지 출신의 다퍼 유세프의 2013년 앨범. 유럽에서의 최근 그의 입지를 대변이라도 하듯 이번 앨범에도 Nils Petter Molvæ나  Eivind Aarset와 같은 중량감 있는 뮤지션이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레이블은 미제군). Enja 시절부터 그의 음악들은 워낙 민속적 특징이 강했지만 이 앨범에서는 자신의 기본적인 음악적 베이스 위에 실험적인 요소들을 보다 더 강조하고 있는 듯 하다. 마치 기승전결의 구조를 따라가기라도 하듯, Birds Requiem이라는 네 개의 테마들(“Birds Canticum”, “Fuga Hirundinum”, “Archaic Feathers”, “Whirling Birds Ceremony”)을 배치하고 그 중간에 음악적 네러티브를 이어가고 있다. 사실 이 자체가 흥미로운 것은 아니지만 앨범 전체적인 효과에 있어서는 음악 연출자로서의 재능을 입증하기에는 충분하다. 한정된 민속적 테마가 보편적 공감을 얻기 위해 어떠한 요소를 지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이 앨범은 모범적인 답안의 한 예를 제시하고 있다. 음악이 불러일으키는 시각적 상상력도 대단할 뿐만 아니라, 볼륨을 조금이라도 높이면 거실의 공간을 넓히며 공기 입자를 투명하게 진동시키는 사운드의 만족감도 뛰어나다.

2014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