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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Dominique Pifarély Quartet - Nocturnes (Clean Feed, 2021)

프랑스 재즈 바이올린 연주자 Dominique Pifarély의 앨범. 이번 녹음에는 피아노 Antonin Rayon, 베이스 Bruno Chevillon, 드럼 François Merville 등이 참여하고 있어 ECM에서 발매된 이전 쿼텟 앨범 Trace Provisoire (2016)와 동일한 라인업을 보여준다. 실제로 두 앨범 모두 프랑스 남부 Studio La Buissonne에서 녹음이 이루어졌으며 시간적으로도 2년 정도의 차만 두고 있을 뿐이다. 각자의 음악적 개성이 강한 ECM과 Clean Feed 두 레이블에서 각각 발매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두 앨범 사이에 근본적인 차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기본적으로는 서로 비슷한 음악적 콘텍스트를 보여주고 있다. 우선 작곡과 즉흥 사이의 긴장이 지속하는 개방된 자율 공간의 장점을 활용하여 인터랙티브 한 상호작용의 계기들을 끊임없이 창조해낸다. 이는 자율과 구성이라는 또 하나의 긴장 축을 만들어내며 표현을 다면화하는 시도로 이어지는데, 이는 마치 재즈 쿼텟의 형식을 통해 현대 작곡을 임프로바이제이션을 수단으로 재해석하는 듯한 독창적 시도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쿼텟의 특징 때문에 각기 다른 레이블에서 발매된 연작의 성격을 공유하고 있는데, 이 앨범에서 더욱 눈에 띄는 미묘한 특성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녹음에서는 개방 공간에서의 개별적 역할에 조금 더 비중을 둔 듯한 모습이 그중 하나다. 이는 자연스럽게 자율성을 확대를 동반하는데, 특히 주제를 둘러싼 추상적 즉흥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집단화하려는 모습은 확실히 인상적이다. 모든 것이 즉흥적인 이 과정에서 마치 필연처럼 일련의 대위적 하모니의 공간을 연출하고 그 속에서 극적 텐션을 이어가는 모습 또한 정신을 아득하게 한다. 어쩌면 ECM 버전에서 이룬 성과를 보다 정교하게 발전시키면서 표현의 영역을 확장한 것이 Clean Feed의 녹음에 반영된 것이 아닐까 싶다. 자칫 듣기 피곤한 음역의 사운드일 수도 있는 바이올린 즉흥의 음향 공간을 긴장감 있는 소리로 만들어낸 점 또한 훌륭하다. 즉흥의 앙상블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앨범이다.

 

2021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