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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Elephant9 - Psychedelic Backfire I & II (Rune Grammofon, 2019)

 

노르웨이 출신의 3인조 재즈-록 밴드 엘레판트9의 라이브 신보. 이 두 장의 앨범은 오슬로 Kampen Bistro에서 있었던 4일간의 공연을 담고 있다. 첫 번째 앨범은 Ståle Storløkken (key, p, synth), Nikolai Hængsle Eilertsen (b), Torstein Lofthus (ds) 등 오리지널 트리오 멤버의 연주를, 두 번째는 게스트 Reine Fiske (g)와의 협연을 담고 있다. 2000년대 말 결성 이후 엘레판트9의 음악적 정체성은 진화를 통해 더욱 구체화하고 정교하게 다듬어진다. 밴드는 사이키델릭 사운드와 프로그레시브의 진행을 염두에 두면서 임프로바이징의 공간을 개방하여 독특한 재즈-록을 선보였다. 터프한 음악적 요소들을 다루는 이들의 방식은 과감하면서도 정교하여 지금까지 발표한 스튜디오 앨범들에서 높은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준다. 그래도 이와 같은 장르적 특징을 지닌 음악은 라이브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이미 Live at the BBC (2011)라는 전례가 존재하지만 이번 라이브는 기존 원곡을 제한된 조건 속에서 어떻게 완성하는지를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두 번째 볼륨에 수록된 연주들이 흥미로운데, Atlantis (2012)와 Silver Mountain (2015)에서 보여줬던 트리오와 기타리스트의 협연을 라이브에서 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볼륨 I과 II를 비교해보고 기존 트리오 연주를 기타와 협연한 버전을 같이 들어보면 엘레판트9에게 있어 라이네의 기타는 마치 필수 선택 항목처럼 들린다. 단순히 빌드-업 과정에서 하나의 요소가 추가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인트로와 테마의 구성에도 적극 개입함으로써 기존 트리오의 오리지널에 새로운 해석 가능성을 개방하기도 한다. 볼륨 I과 II 사이에 존재하는 음악적 색감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통으로 존재하는 질감은 엘레판트9의 것임이 분명하다. 엘레판트9의 핵심 요약본 같은 앨범이다.

2019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