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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Emile Mosseri - Minari (Milan, 2021)

미국 작곡가 Emile Mosseri의 앨범. 아직 국내 개봉 전이지만 해외 영화제에서 많은 호평을 받는 미나리 (2020)의 OST. 트레일러 속 "Grandma smells like Korea"라는 대사를 듣고 피식하고 웃다가 문득 돌아가신 할머니 시골집 냄새가 떠올라 눈물이 핑 돌았다. 한국계 미국 이민 가족이라는 특수성을 가족이라는 보편적 화두로 그려냈다는 세간의 평가를 참고한다면, 영화 속 시퀀스의 움직임에 따라 그 미묘한 변화까지 음악으로 표현하는 젊은 작곡가 에밀이 이번 작업을 맡은 것은 참으로 적절하다는 생각이다. 독립 영화라 고생할 것이 뻔해서 하기 싫었다는 윤여정 배우의 농담도 있었지만, 에밀은 마케도니아까지 날아가 40인조 현악 오케스트라를 활용하는 수고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피아노와 낡은 기타의 사운드를 위한 노력까지 밝혔는데, 그 인터뷰가 실린 곳이 하필 가상악기 제조사인 Spitfire Audio라는 것은 아이러니다. 영화 대본을 미리 받고 그 흐름을 따라가려 했다는 에밀은 극 중 가족 모두를 위한 자장가 같은 곡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영어 가사의 곡을 썼다고 한다. 이를 한국말로 번역해 극 중 모니카 역의 한예리가 직접 불렀는데, 이렇게 해서 수록된 곡이 "Rain Song"이다. OST는 지나치게 화려하지도 않고 또 과하게 감정을 앞세우지도 않는다. 반복해서 듣고 싶은 "Rain Song"처럼 담담하게 내릴 뿐이다.

 

[현재 오스카 음악상 및 주제가상 "Rain Song" 노미네이트]

 

2021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