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ound

Fœhn Trio - Magnésie (Mad Chaman, 2017)


프랑스 출신의 Christophe Waldner (p, comp), Cyril Billot (b), Kevin Borqué (ds) 등으로 구성된 풴 트리오의 데뷔 앨범. 우리에게는 낯선 그룹이지만 유럽에서는 지난 1년 동안 수 많은 무대 경험을 통해 많은 팬을 확보한 신예 트리오로 소개되고 있다. 알프스의 북쪽에서 내려오는 고온 건조한 바람을 뜻하는 풴에서 유래한 트리오의 이름은 자신들이 들려주고 있는 음악과 무척 닮아 있다는 느낌을 준다. 스타일 면에서는 온기 가득하고 때로는 열정적이지만 그 표현 방법은 명료하고 정갈하다. 매우 복잡한 패턴의 리듬을 활용하고 있지만 피아노가 만드는 라인은 꾸밈이 없고 스트레이트한 편이라 이러한 대비 만으로도 극적인 느낌을 잘 살려내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콘트라스트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스펙트럼의 영역은 의외로 넓어서 스타일이나 표현에 있어서의 다양한 조합 가능성을 개방해 두고 있다. 전형적인 유러피언 트리오의 스탠스를 취하고 있지만 피아노를 중심으로 한 편성의 안정감을 강조하고 있다. 피아노에 의해 리드되는 인트로나 테마에서의 엄격한 구성 뿐만 아니라 임프로바이징의 공간에서조차 엄격한 음악적 조율을 강조한다. 하지만 피아노에 의해 확보되는 다양한 변주의 계기에 따라 발빠르게 대응하는 베이스와 드럼의 능동성은 음악적 완성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임은 분명하다. 하나의 곡 안에서도 다양한 스타일과 양식을 관찰할 수 있을 만큼 이들의 음악은 숨가쁘게 진행된다. 마치 푄 현상에 의해 만들어진 낭만적인 붉은 노을에 디아블로라는 이름이 붙는 것처럼 이들의 음악은 다면적인 느낌을 준다. 디아토닉 스케일의 테마를 임프로바이징 공간에서는 펜타토닉으로 바꿔 극적인 변화를 연출하는가 하면, 미니멀한 구성의 인트로를 에스닉한 스타일의 테마로 반전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다양성 속에서도 자신들만의 고유한 음악적 톤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최근의 날씨를 닮은 앨범이다.

 

2017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