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음악가 Stuart Hyatt의 주도로 구성된 협업 프로젝트 Field Works의 앨범. 건축과 조각을 전공했고 National Geographic의 공식 탐험가로 활동 중이며 지역 사회와 미학을 결합한 사회 운동가라는 스튜어트의 독특한 이력은 FW의 음악을 이해하는 실마리가 되기도 한다. FW의 활동은 단순한 음악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며 다양한 예술 분야의 협업을 위한 일종의 통합적인 플랫폼의 일환이기도 하다. 실제로 스튜어트의 활동은 음반, 출판, 전시, 공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진다고 전해진다. 음악과 관련해서 스튜어트는 지역 사회와 관련한 일련의 음악 작업을 수행하고 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FW는 그 프로젝트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연과 일상에서 채집한 필드 리코딩을 기본 모티브로 하여 이를 음악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여러 뮤지션들과의 협업을 통해 작품을 완성하는 독특한 작업 방식을 보여준다. 로컬 기반의 뮤지션이면서도 동시에 자연이라는 보편적 테마를 이용해 일상 및 주변 환경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계몽주의적 시각보다는 경험적 서술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큰 거부감 없이 편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앨범은 얼마 전에 발매된 Cedars (2021)의 연장 혹은 또 다른 이본이라고 할 수 있는 독특한 성격을 지닌다. 봄에 발매된 전작에서는 Youmna Saba와 H.C. McEntire의 음악적 내레이션을 통해 아메리카, 유럽, 중동 등을 어우르는 메타 컬처의 성격을 부각해 자연과 그 음향의 보편적 성격을 부각하려는 듯한, 조금은 생소한 접근을 보여줬다. 그에 비해 이번 작업에서는 전작에서의 의도적인 과도한 확장에서 한발 뒤로 물러나 보다 간결한 접근을 통해 기존의 FW에서 보여준 음악적 특징을 재확인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전작과 동일한 음원과 소스를 사용하는 대신 전작의 아랍어 보컬이나 영시 낭독을 통한 메시지의 전달을 제거하고, Cecily Parks가 쓴 시 "Deciduous"의 각행에서 15개 트랙의 제목을 빌려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여기에 연주 중심의 새로운 편곡을 통해 전작과는 다른 음악적 분위기를 연출하는 대신 기존 작업에 참여했던 뮤지션들 대부분과 작업을 진행하여 정서적 동일성을 유지하고 있다. 연주 중심이기에 페달 스틸 기타, 오우드, 기타, 하디거디와 같은 악기들이 만들어내는 이색적이면서도 정감 어린 사운드가 매력적이며, 가볍게 숲을 산책하는 듯한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는 앨범이다.
202109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