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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Gary Brunton - Second Trip (Juste Une Trace, 2021)

영국 베이스 연주자 Gary Brunton의 트리오 앨범. 이번 녹음에는 피아노/키보드 Bojan Z와 드럼 Simon Goubert가 참여하고 있어, 앨범 타이틀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전작 Night Bus (2019)의 후속 성격을 강하게 암시한다. 물론 그 음악적인 내용에서도 같은 맥락을 공유하고 있다. 정통적인 트리오의 형식에 그 문법과 표현에서도 모던한 감각을 수용한 포스트-밥의 경향성을 특징으로 한다. 이들의 음악은 라이브적인 성격을 고스란히 살린 강한 에너지의 응집을 보여주고 있으며, 고전과 현대적 양식을 아우르는 넓은 영역의 음악적 표현을 선보인다. 이들의 음악은 정통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그 표현에서는 다양성과 개방성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이러한 특징이 잘 드러난다. 단순히 앨범의 레퍼토리만 살펴봐도 "Mingus’ House"나 "Red Mitchell" 같은 개리의 오리지널에서 드러나는 전통에 대한 오마주는 물론 David Bowie의 곡 2개를 커버하는 등 넓은 음악적 취향을 보여준다. 특히 "Ashes to Ashes"는 개리의 베이스 솔로로 진행되는 반면, "Moonage Daydream"은 마치 원곡을 트리오의 감각으로 재해석한 듯한 과감함을 보이기도 한다. 여기에 "Retrouvailles"에서는 보사노바 진행과 템포를 차용하는 등 앨범 전체에 걸쳐 폭넓은 스펙트럼을 펼친다. 한국 사람이라면 당연히 "Korean Influence"라는 곡이 눈길을 끌 텐데, 15년 전 국내 공연 및 녹음을 위해 방문했을 당시의 인상을 회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게리는 김덕수, 강은영 등과 교류하는 등 국내 뮤지션들과의 소소한 인연도 존재한다. 이러한 다양성 속에서도 트리오는 자신만의 고유한 색을 유지하는 비범함을 보여주는데, 이는 폭발적으로 몰아치면서도 정교함을 지속하는 에너지는 이들의 유니크함을 더욱 강하게 부각한다. 마치 자신들의 연륜이면 그 어떠한 음악도 자기의 색으로 물들일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앨범이다.

 

2021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