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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Hammock - Mysterium (Hammock Music, 2017)


Marc Byrd와 Andrew Thompson이 주축이 되어 결성한 그룹 해먹의 신보. 2005년 결성된 이후 자신들의 음악적 세계관을 꾸준하게 펼치고 있으며, 몇 년 전에는 자신들의 레이블을 설립하여 지난 작업들을 리마스터링 재발매하는가 하면 음악적인 지향이 유사한 뮤지션들을 지원하기도 한다. 올해만 해도 이번 앨범을 포함해 Columbus OST (2017) 등 두 장의 풀타임 리코딩이 발매했다. 해먹은 흔히들 앰비언트 계열의 포스트-록 그룹으로 분류되기도 하는데, 클래식적인 엄밀한 음악적 규범 속에 록의 요소들을 활용해 자신들만의 고유한 공간감과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해먹 특유의 유니크함은 늘 강조되고 있다. 해먹 음악에서 이와 같은 통합적 특징들이 이번 앨범에서는 조금 다른 양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작년에 발매된 Everything and Nothing (2016)만 하더라도 포스트-록의 경향적 특징들이 쉽게 발견되기도 했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이러한 면모들이 상당 부분 상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신 모던 클래시컬한 지향들이 더욱 부각되면서 사운드의 공간을 구성하는 텍스쳐에도 예전과는 다른 질감을 느끼게 한다. 특히 현악과 관악을 이용해 음악적 공간을 확장하려는 시도나 코러스를 이용해 메시지의 구체성을 담아내려고 했던 이번 앨범에서의 의도는 오랜 해먹의 팬 입장에서도 신선하고 새롭다. 물론 이러한 변화 자체가 해먹이 지금까지 추구했던 음악적 지반 자체를 바꾸는 근본적인 것은 아니다. 어쩌면 이들이 지닌 음악의 특정 양식이 부각되고 강조된 측면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물론 이번 앨범처럼 자신들에게 내재된 음악적 양식의 한 특정 부분을 강조한 예는 흔치 않지만 여전히 해먹 특유의 음악적 시그널들은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의 음악에 고유한 시적 감성과 서정적 정감은 새로운 형식의 음악적 조율을 통해 여전히 빛나고 있다. 앨범의 타이틀이 지닌 중의적인 의미와 해먹의 음악적 경향성들이 맞닿으며 형상화한 이미지는 이들의 음악을 처음 접하는 이에게도 분명 신선한 경험이 될 것이다.


2017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