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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Inward Oceans - Weather The Storm (Deep Elm, 2017)


밴쿠버에서 활동 중인 3인조 포스트-록 밴드 인워드 오션스의 두 번째 앨범. Mike Workman (g), Bobby Kukl (p, perc), Justin Carter (b, g) 등 세 명의 동갑 친구들로 이루어진 IO는 결성 직후 Deep Elm 레이블의 지원을 받아 Paths From Home (2015)을 발표하며 데뷔한다. 이 앨범까지만 하더라도 피아노의 멜로디 라인이 중심을 이룬 모던 클래시컬의 요소와 아련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앰비언트의 언어를 활용하여 자신들 만의 사운드를 선보이게 된다. 포스트-록을 표방하고 있었지만, 시적인 언어를 활용한 집약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들 음악의 시네마틱한 정적인 사운드는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앰비언트를 떠올리게 했다. 새롭게 발표한 이들의 두 번째 앨범에서는 전작과는 다른 분위기가 우선 눈에 띈다. 여전히 앰비언트적인 요소들이 강하게 부각되고 있지만 포스트-록에 대한 지향성만큼은 보다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서정적인 피아노 멜로디의 주도적 역할에 의해 리드되었던 전작과는 달리 기타의 공간 활용을 적극적으로 유도하여 전체적인 사운드 톤에 있어 포스트-록적인 분위기에 보다 근접하고 있다. 음악적 디테일을 완성시키기 위한 세심한 편곡도 새로운데, 중첩된 사운드의 레이어를 활용해 풍부한 공간감을 연출하거나 허밍을 이용해 곡의 분위기를 극적으로 고양하는 등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사운드의 변화는 다소 은유적이고 때로는 몽환적인 느낌들이 묻어 나오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IO가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던 서정적 감성이 근본적으로 흐트러지는 것은 아니다. 시적인 은유가 연상되는 IO의 음악은 그 자체로 폭넓은 대중적 공감을 자극하는 포지티브한 요소가 다분하지만, 자신들만의 고유한 음악적 유니크함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난감할 수 있다. 이미 이들보다 앞서 유사한 장르적 지향을 선보였고 뛰어난 음악적 성과를 이룬 선수급 뮤지션들이 다수 선점하고 있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전히 넓은 그 스테이지 위에 IO 같은 그룹이 한 자리 차지하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2018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