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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Jack DeJohnette, Larry Grenadier, John Medeski, John Scofield - Hudson (Motéma, 2017)


제목이 곧 내용이다. 허드슨 벨리의 모습을 담은 커버 사진, 그리고 여기에 적힌 이름들과 타이틀을 읽고 이들의 음악을 듣는 순간 그 어떠한 부연과 설명도 무의미하게 된다. 뮤지션들 각자가 걸어온 음악적 궤적들을 살펴보면 조금은 상이한 음악적 지향점을 향해 달려왔던 것을 기억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도 다양한 계기들에 의해 서로 조우했던 순간들도 있었음을 떠올리게 된다. 가장 최근에는 2014년 허드슨 유역에서 개최된  Woodstock Jazz Festival에서 이들 네 명은 한 자리에 모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허드슨이라는 팀 이름은 뚜렸한 음악적 개성을 지닌 네 명의 뮤지션들을 이어주는 고향 같은 은유일 뿐만 아니라, 강줄기를 따라 형성된 여러 지역에서 발원했던 수 많은 음악적 성과들을 압축하는 상징이기도 하다. 이들 스스로는 지역의 음악적 유산이 허드슨 팀 프로젝트의 음악적 바탕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단순히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기 보다는 그 의미를 현대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자신들의 공통 취향을 반영한 인터플레이와 시너지를 도모하고 있다. 그 유산으로 이번 앨범에서 주목한 Bob Dylan, Joni Mitchell, Jimi Hendrix, The Band의 Robbie Robertson 등의 오리지널을 해석하는 방식은 원곡의 요소에만 집착하지 않고 당대의 음악적 시대 정신까지 반영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때문에 록이나 블루스, 소울, 스윙 등으로 축약되는 특징들뿐만 아니라 60년대 말 사이키델릭이나 Miles Davis의 선도적 실험까지 함의하는 음악적 내용들도 선보이고 있다. 앨범에 포함된 전체적인 음악적 스펙트럼은 폭 넓지만 뮤지션들의 개성과 특징까지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어 나름의 일관성도 유지되고 있다. 그 모든 음악적 특징들을 축약하고 있는 첫 번째 트랙이자 타이틀 곡 "Hudson"에서 시작한 앨범은 마치 허드슨 벨리의 음악적 유산의 원류를 찾아가기라도 하듯 토착 인디언들의 음악을 모티브로 한 "Great Spirit Peace Chant"로 끝난다. 이들에게 허드슨은 시간의 고향이자 음악 그 자체인 셈이다.

 

2017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