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ound

Jakob Bro – December Song (Loveland, 2013)

 

덴마크 출신의 대표적인 기타리스트 야콥 브로의 2013년 앨범. 자켓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앨범은 Balladeering (2009)와 Time (2011)을 잊는 연작의 성격을 지닌다. Paul Motian, Bill Frisell, Lee Konitz, Ben Street 등이 참여한 2009년 앨범 이후, 폴 모션의 건강 악화로 2011년 레코딩에서는 드럼이 없는 상태로 녹음을 진행한다. 폴 모션의 드럼을 따로 더빙하려고 계획하였지만 그의 건강이 회복되지 않았고, 레코딩 두 달 후 그가 타계하자 결국 드럼 없는 녹음 상태로 발표하게 된다. 2011 앨범에서는 벤 스트리트 대신 Thomas Morgan이 베이스로 참여한다. 그 후 2013년 이 앨범이 발매되는데, 2011년의 라인업에 피아니스트 Craig Taborn이 참여한 쿼텟 형식으로 녹음된다. 이상의 우여곡절과 약간의 인적 변화는 있었지만 기본적으로는 두 대의 기타, 알토 색소, 베이스라는 팀의 편성 형식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 유사한 톤과 질감을 지닌 두 대의 기타가 만들어내는 조성과 화성의 공간 위에 수체물감 터치하듯 신중하게 이어지는 서술적인 코니츠의 리드 라인 또한 전작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 앨범에서는 폴 모션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그가 2009년 앨범에서 연출했던 공간의 이미지가, 왼쪽 건반을 넓게 활용한 크레이그 테이븐의 피아노에 의해 다시 재현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피아니스트는 두 대의 기타가 구성하는 화성에도 개입함으로써 예전에 비해 보다 더 다듬어진 사운드의 공간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 야콥 브로와 뮤지션들은 폴 모션의 부재라는 현실을 받아들이면서도, 그 상황에 대한 나름의 현명한 음악적 실천을 이 앨범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 부재인 동시에 공존이며, 미완인 동시에 완성인 셈이다.

 

 
2014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