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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Jazzpospolita - Humanizm (Postpost, 2017)


Stefan Nowakowski (b), Wojtek Oleksiak (ds), Michał Przerwą-Tetmajer (g), Michał Załęski (key) 등으로 구성된 폴란드의 재즈 그룹 재즈포스폴리타의 통산 다섯 번째 정규 앨범. 라이브 실황을 담고 있는 전작을 제외하면 3년 만에 발매되는 스튜디오 레코딩이다. 초기에 이들이 자주 사용했던 D&B를 바탕으로 한 리듬과 비트, 샘플링의 적극적인 활용, 전자 악기들에 의해 구성되는 다양한 효과 등으로 누 재즈의 지향성을 지닌 그룹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Jazzpo! (2014)에서는 예전과는 다른 음악적 결이 느껴졌는데, 앨범을 접한 많은 리스너들의 일반적인 평가는 재즈와 포스트-록의 결합에 주목하였다. 실재로 해당 앨범은 포스트-록 씬의 청자들에게도 주목을 받았고, 뒤이어 발표된 Jazzpo! Live Made in China (2016)에서는 그와 같은 특징들이 공연이라는 조건 속에서 잘 드러나기도 했다. 이번 앨범에서 재즈포는 다시 한 번 음악적 변모를 시도하고 있다. 초기에 자신들이 활용했던 음악적 요소들을 정돈하고, 이전 앨범에서 선보였던 포스트-록적인 진행에서 핵심들을 추려낸다. 그리고 이를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의 친숙한 음악적 스타일이나 장르들과 함께 취합해 이번 앨범에 녹여내고 있다. 일렉트로닉을 연상시키는 인트로가 앰비언트나 포스트-록을 연상시키는 일련의 플로우를 거치면서 어느 순간 60년대의 사이키델릭한 사운드로 변모하는가 하면("Kraina wewnętrzna"), 실험적이고 추상적인 사운드의 분절들을 멜랑콜리한 톤의 록 인스트루먼트로 구체화 하기도 하고("Zmiany"), 모던 클래시컬의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소박한 건반 샘플링으로 시작한 곡을 70년대의 블루지한 록 사운드로 결론 내리기도 한다("Humanizm"). 이 처럼 음악의 도입과 마무리를 달리하며 그 과정에서 우리에게 친숙한 다양한 음악적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낸다. 재즈포의 데뷔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음악적 진화 과정을 간추린 듯한, 자신들의 모습과도 꼭 닮은 앨범이다. 

 

2017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