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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Julian & Roman Wasserfuhr – Running (ACT, 2013)


트럼펫과 피아노를 연주하는 줄리안과 로만 바셀푸아 형제의 2013년 앨범이자, 네 번째 ACT 발매작. 17세와 20세에 함께 데뷔하여 이제 겨우 20대에 불과한 나이지만 이미 유럽에서는 확고한 지위를 점하고 있는 듯 하다. 전작의 앨범들이 유명 선배 뮤지션들의 도움을 받아 완성되었다면 이번 앨범은 두 형제 자신들의 힘으로 완성시킨, 어찌보면 자신들의 네 발로 무대에 오른 상징적인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참여한 뮤지션들 역시 예전과 달리 라이브 무대에서 자주 호흡을 맞춰왔던 자신들 또래의 영건들이고, 게스트들을 참여시켜 나름 다양한 색을 선보이려고 했던 연출의 노력도 엿볼 수 있다. 또한 전작들에 비해 자신들의 오리지널의 비중도 넓힘으로써 뮤지션으로서의 면모를 충분히 드러내고 있다.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기존의 전작들의 그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유쾌하면서도 말랑말랑한 작업용 선곡이 이어지고 있고, 두 형제를 중심으로 완성되는 따듯한 호흡 역시 여전하다. 예전에는 없던 현악기나 보컬을 참여시킨 트렉들이 있어 나름 분위기의 다양성을 시도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면, 트럼펫과 피아노의 포근한 하모니에 기반한 바셀푸아 형제표 음악의 특징을 보다 더 구체적으로 표현했다는 느낌이다. 음악적 구성력이 워낙 감각적이고 노련하다보니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쉽게 질리지는 않는 탓에 이러한 작업들의 효과는 당분간 유효할 듯 싶다.

2014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