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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Kali - Riot (Ronin Rhythm, 2018)


독일에서 결성된 재즈 트리오 칼리의 데뷔 앨범. 2015년 Raphael Loher (p), Urs Müller (g), Nicolas Stocker (ds) 등으로 결성된 트리오는 피아니스트 Nik Bärtsch의 지원으로 Ronin Rhythm 레이블에서 첫 정규 앨범을 발매한다. 트리오 칼리의 음악적 성격은 이미 이들 멤버의 조합에서 모든 답을 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재즈와 록의 음악적 공존에 관한 6말 7초의 실험 이후 재즈-록이라는 장르적 규범으로 정형화된 듯한 이 음악적 양식은 그 이후에도 그리고 최근에도 끊임없는 진화와 분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와 같은 규범화된 양식에서 칼리의 음악을 본다면 록과 임프로바이징의 극대화된 표현을 실험적인 현대 고전음악의 인과관계 속에서 진행을 이어가는, 매우 복합적이고 다면적인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트리오 칼리의 음악을 재즈의 범주 속에서 구분한다면 여전히 재즈-록이라는 규범 속에서 살펴볼 수밖에 없지만, 다른 음악적 문법의 준거에 기대어 이들을 보게 되면 수많은 이면의 다양함을 경험하게 된다. 그 구체적 감상의 방법에 대해서는 사실 확신은 없다. 다만 이들 트리오가 창의한 음악의 영역은 기존 재즈의 정형화된 규칙이나 장르적 규범만으로 수렴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고, 우리의 귀를 열면 열수록 트리오 칼리 본인들조차 의식하지 못했을 수도 있는 이면에 접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면 고찰이 가능한 이들 음악의 특징은 단순히 다중 요소의 결합에 의한 것만은 아니며, 또한 개별 요소들 자체는 이미 트리오의 음악적 인터 믹스의 과정을 거치면서 큰 의미를 갖지 않게 되며, 오히려 칼리의 음악 그 자체로 가치를 찾을 수 있게 된다. 이 모든 통합 과정을 가능하게 했던 개별 요소에 대한 접근 태도는 물론 작곡을 포함하여 실재 연주를 통해 실현된 다이내믹한 표현 등은 다양한 장르적 언어들을 확장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장르를 포괄하는 칼리의 음악적 스펙트럼은 넓지만 이들이 표현하는 문법은 오히려 명료하다. 모든 분석적 감상 태도를 뒤로하고 그냥 칼리의 음악으로 듣는 것이 답일 수도 있다.


2018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