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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Keegan DeWitt - Little Fish (Milan, 2021)

미국 영화 음악 작곡가 Keegan DeWitt의 동명 영화 OST. 영화를 보지는 않았지만 근미래와 바이러스 등을 소재로 다룬 로맨스 장르라는데, 현재의 보건 위기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굴절시키고 새로운 일상을 강요하는지는 최근 미디어의 트렌드만 봐도 대충은 읽을 수 있다. 영화 트레일러를 보면 공포와 사랑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뽑을 수 있고 여기에서 파생되는 혼란, 갈등, 헌신 등의 요소들도 볼 수 있다. 키건의 음악은 이와 같은 상황이나 배경을 설명하는 여러 가지 중심 단어의 특징을 드러내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의 스토리 라인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스트링이나 어쿠스틱 사운드를 이용해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균일한 질감을 유지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각각의 곡들은 저마다의 암시적인 사운드와 묘사적인 이펙트를 사용하여 특정한 분위기의 연상을 유도한다. 개별 곡들은 다분히 묘사적 특징을 보여주면서도 앨범의 전체 흐름은 영화의 내러티브를 따라가는 듯하다. 덕분에 음악만 들어도 주인공들이 얼마나 힘겨운 과정을 경험하게 될지 짐작할 수 있으며, 또 마지막 곡을 들으면 영화가 어떤 결말로 끝날지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트레일러에서 잔뜩 깔아놓은 떡밥들을 OST가 스포일러로 회수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아무튼 큰 폭의 기복 없이 다양한 감정선을 녹여낸 음악 작업임은 분명하다.

 

2021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