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ound

Kronos Quartet - Folk Songs (Nonesuch, 2017)


45여년 역사의 크로노스 쿼텟 신보. Uniko (2011) 이후 음반 발매도 없었고 La Grande Bellezza OST (2013)에서 잠시 등장한 이후 이렇다 할 소식도 없어서 해산하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 무성할 무렵, 2014년 논서치 50주년 기념 공연에 30년 이상 레이블과 함께 했던 쿼텟이 무대에 올랐고 Sam Amidon, Olivia Chaney, Rhiannon Giddens, Natalie Merchant 등 음반사에 소속된 보컬리스트들과 협연을 펼친다. 공연을 계기로 새로운 레코딩이 기획되었고 David Harrington & John Sherba (violins), Hank Dutt (viola),  Sunny Yang (cello)으로 정비된 쿼텟이 포크 송을 소재로 한 이번 앨범을 발매하게 된다. 현대 클래식에서의 광범위한 레퍼토리와, 민속음악과 재즈부터 포스트-록에 이르는 다양한 협업의 스펙트럼을 떠올려 본다면 이번 음반은 어쩌면 소박하다는 느낌마저 준다. 지금까지 크로노스의 이름으로 선보였던 디스코그래피 중에서 이번 앨범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지 생각해보면 다분히 이벤트적인 요소가 강하지 않은가 싶기도 하다. 과연 쿼텟의 지난 앨범들 중 자신들의 역할이 이처럼 상대화된 경우가 몇 번 있었을까 생각할 수록 그러한 의문은 더욱 짙어진다. 전체적인 편곡이나 진행을 보더라도 쿼텟의 역할은 보컬의 반주자 혹은 조력자로 기능하는 듯한 인상이다. 도입부나 중간 간주부에 온전한 쿼텟의 진행으로 들을 수 있는 파트를 보더라도 크로노스의 존재감은 너무나 미미하다는 느낌이들 만큼 프로듀서나 편곡자의 개입된 의도가 부각된다. 물론 기능적으로만 본다면 크로노스 이외의 다른 연주자들이 대신할 수 있었겠다는 평가도 가능하겠지만 네 명의 보컬들을 하나의 단일한 테마로 한 자리에 모이게 했던 것은 오로지 크로노스였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전체 아홉 곡 중 "Last Kind Words"가 크노로스의 연주로 이루어진 유일한 트렉이며, 나머지 곡에서는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보컬들의 면모를 감상할 수 있다. 

 

2017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