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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Louis Sclavis Quartet - Silk And Salt Melodies (ECM, 2014)


프랑스 출신의 클라리넷 연주자 루이 스클라비의 10번째 ECM 타이틀이자 신보. 이번 앨범은 스클라비 자신의 Atlas Trio의 멤버들인 Gilles Coronado (G), Benjamin Moussay (P, Key)와 이란 출신의 퍼커션 연주자 Kevyan Chemirani와 함께 녹음했다. 스틀라비 만큼 앨범 타이틀이 자신의 음악적 성격과 일치하는 뮤지션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비단과 소금이 동서교역의 상징이라면 이번 앨범의 타이틀 역시 그 성격을 드러내는 은유적이자 음악적 표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전의 아틀라스 트리오 앨범에서는 펜더나 기타 디스토션을 활용해 프리 임프로바이징의 공간을 확대하는 진화된 사운드를 들려줬다면, 이번 쿼텟 레코딩은 중동의 에스닉한 모티브들을 기존 자신의 음악적 언어들로 재구성하고자 하는 시도들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 트리오 앨범에서 확장되었던 장르적 개방성은 이번 앨범의 음악적 모티브를 중심으로 재구성되었고, 개별적 공간 역시 라인의 진행을 정교하게 표현하기 위한 방식으로 가다듬었다. 이는 케미라니의 퍼커션을 염두에 둔 변화였음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음악의 진행은 타악의 페턴에 따라 조율되고 스틀라비 또한 그에 맞춰 자신의 호흡을 조절한다. 자율적 임프로바이징의 공간이 여전히 개방되어 있으면서도 실내악적 규범에 알맞는 질서와 규칙들에도 여전히 헌신적이다. 음악적인 모티브나 형식, 그 진행 등에서 공존하는 유형적으로 다양한 긴장의 요소들 만큼이나, 그것이 표출되는 방식 또한 다면적인 특징이라는 것이 이 앨범의 특징 중 하나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들의 음악이 불러일으키는 시각적 상상력의 경험은 이번 앨범이 주는 별책부록과도 같다. 


2014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