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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Marius Neset - A New Dawn (ACT, 2021)

노르웨이 색소폰 연주자 Marius Neset의 솔로 앨범. 지금까지 마리우스가 발표한 여러 장의 앨범들과 각 작업들이 이룬 놀라운 성과를 생각한다면 그가 이제 겨우 30대 중반이라는 사실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지금까지 그가 보여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설레게 하고, 음악적 창의에 있어 그 누구 못지않게 뛰어나다는 사실이 흥분하게 만든다. 자신의 첫 솔로 앨범인 이번 녹음에서 마리우스는 애써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작곡가로서의 풍부한 상상력은 물론 연주자로서의 뛰어난 기량을 이번 작업에 오롯이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솔로 연주에 사용한 곡들 중 상당수는 이미 기존에 밴드나 오케스트라와의 작업을 위해 쓰인 것들이다. 하지만 마리우스의 설명에 의하면 그 곡들 또한 처음에는 솔로 공간에서 시작해 발전된 것들로, 이번 앨범을 통해 개인의 음악 기량과 상상력에 의해 진화하는 또 다른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리듬 세션이나 카운터 파트너가 없는 상황에서 멜로디 악기 하나만으로 공간 구성을 혼자의 개인기로 완성해야 한다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마리우는 악기가 지닌 기악적 특성을 충분히 발산하며 테크니션으로서의 모습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거친 질감의 사운드와 섬세한 묘사를 동시에 표현해 마치 폴리포닉 악기를 다루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유연하게 완급을 조절하며 감정의 흐름에 따른 템포에 의탁해 더욱 풍부한 정서적 표현을 완성하기도 한다. 때문에 앨범은 솔로의 공간이 아니었으면 쉽게 놓쳤을 법한 세밀한 부분의 사운드를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마리우스의 정서 이면에 쉽게 도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기도 한다. 전 세계적인 감염병 사태로 인해 여러 녹음이 취소되고, 그에 따라 많은 뮤지션들이 각자 개인 공간에서 자신에게 집중한 작업을 선보이기도 하는데, 이 앨범 또한 그러한 결과 중 하나라고 한다. 마리우스 스스로 이 행위를 '혼자 노는 것'으로 표현하는데, 이러한 경험이 이후의 새로운 일상 속에서 펼쳐질 작업에 줄 영향을 생각한다면 그가 말한 긍정의 힘을 신뢰하게 된다.

 

2021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