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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Markus Stockhausen Group - Tales (o-tone, 2021)

독일 플뤼겔호른 및 트럼펫 연주자 Markus Stockhausen의 앨범. 듀엣에서부터 대편성의 오케스트라는 물론 정통적인 스타일의 규범적 연주에서 일렉트로닉에 이르는 폭넓은 음악적 표현과 그에 따르는 프로젝트를 선보였던 마르쿠스가 이번에는 쿼텟 녹음을 선보인다. 이번 앨범에는 피아노/신서사이저 Jeroen van Vliet, 첼로 Jörg Brinkmann, 드럼 Christian Thomé 등이 참여하고 있고 3CDs의 긴 런닝타임을 들려주고 있어 Wild Life (2020)에서 규모만 조금 축소한 파생된 사운드를 들려주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녹음은 전작과는 전혀 다른 음악적 내용을 들려준다. 일렉트로닉이 전면에 배치되었던 작년의 앨범과 달리, 이번 녹음에서는 어쿠스틱 사운드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클래식적인 실내악의 규범적인 엄격함 뿐만 아니라 일부에서는 고전 음악의 특징적 요소까지 반영한 상반된 스타일을 들려준다. 물론 마르쿠스가 지금까지 선보였던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의 일부에 해당되며 뮤지션 특유의 미적 표현이 녹아 있음은 당연하다. 첫 번째 CD에는 Composition라는 부제가 달려있고 2와 3번에는 Imrovisations라고 이름 붙여저 있어 녹음의 의도와 특징을 구분하고 있다. 확실히 첫 번째 CD에서는 작곡의 의도가 반영된 엄밀한 실내악적 규범과 앙상블의 벨런스가 지배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2와 3번에서는 자율적 공간의 개방을 통해 즉흥적인 모티브가 강조되는 특징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이와 같은 구분은 미묘한 프로포션 혹은 방점의 차이일 뿐이며, 세 편의 CD들이 전하는 총체적인 뉘앙스에 있어서는 일련의 일관된 분위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구조적 공간의 제약 속에서도 능동적 개입을 통한 유연한 표현의 확장이 가능하며, 자율적 모티브가 활성화된 순간에도 작곡의 의도에서 벗어나지 않는 내밀한 장력이 서로를 끌어당기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각각의 곡들은 저마다의 명확한 내러티브적 구성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안에는 다양한 정서적 분위기까지 포괄하고 있고 여기에 묘사적 특징까지 더해진 연주들도 포함하고 있어, 앨범 전체는 마치 옵니버스적인 성격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 어떤 곡을 들어도 섬세함과 정교함이 이끄는 에너지가 응축되어 있어 마르쿠스와 그의 쿼텟의 음악임을 직감할 수 있기에 더욱 매력적이다.

 

2021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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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kus Stockhausen, Vangelis Katsoulis, Arild Andersen - Across Mountains (o-tone,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