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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Nir Felder – Golden Age (OKeh, 2014)


드디어 마침내 우리 펠더 군이 자신의 첫 타이틀을 발매했다. 그 동안 여러 유명 뮤지션들의 세션으로 활동했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실력 검증은 하이페스로 통과하고, 이제는 뮤지션으로서의 그의 음악적 재능에 주목해볼 차례다. 펠더는 자신의 데뷔 앨범을 통해 작곡가로서의 재능은 물론 프로듀서로서의 능력까지 유감 없이 발휘하고 있다. Golden Age라는 묵시적인 타이틀은 최근 미국 경제의 양극화와 민주주의적 질서의 후퇴라는 상황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고 있는 듯 하다. 공교롭게도 미국에서 보편적 인권과 시민의 권리 확대의 요구가 가장 크게 주장되었던 시기는 경제적으로 부의 분배에 있어 불균형의 격차가 가장 적었던 시기와 맞물려 있다 (그 둘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각자 알아서 살펴 보시고). 미국의 역사 혹은 경제학자들은 이 시기를 황금기라고 부른다. 펠더는 몇몇 곡들에서 그 시기의 주요 인물들의 연설 장면을 샘플링하고 있는데, 말콤X나 바바라 조나단 같은 활동가들 뿐만 아니라 닉슨 대통령의 목소리까지 담아내고 있다. 그렇다고 이 앨범이 음악을 정치적 주장을 위해 이용하는 문선대 선전 선동용은 절대 아니다. 흔히들 말하는 포스트-밥적인 언어를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비교적 대중적이고 익숙한 방식들을 활용해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정교하게 어레인징된 사운드는 PMG가 연상될 만큼 고급스럽고 정교하다. 각각의 테마들에 대해 펠더의 기타와 맴버들이 펼치는 묘사는 때로는 신랄하기도 하고 때로는 매우 따듯할 만큼 표현력 풍부한 음악들을 선보이고 있다. Aaron Parks, Matt Penman, Nate Smith 등 나름 잘나가는 뮤지션들이 참여해 완성도 높은 사운드를 들려줬는데, 솔직히 앨범을 듣는 동안 펠더의 존재감에 가려 한참이 지난 뒤에야 이들의 이름을 기억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것 이상을 펠더는 이 앨범을 통해 보여주고 있으며,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되는 앨범이기도 하다.

2014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