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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Oddarrang - Agartha (Edition, 2016)


핀란드 출신의 5인조 밴드 오다랑의 통산 네 번째 앨범이자 영국 에디션 레이블에서의 두 번째 발매작. 이번 앨범에서는 재즈라는 장르의 음악적 외연 확장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이들의 데뷔 앨범 Music Illustrated (2006)에서 보여줬던 인접 장르 간의 결합이 기계적이었고 다소 산만한 인상을 남겼다면, 오랜 침묵 끝내 발표한 두 번째 Cathedral (2012)에서는 오히려 보수적인 스텐스를 취하기도 한다(물론 다른 기준에서 바라 봤을 때 이들 두 앨범 그 자체의 뛰어난 완성도에 관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논외로 한다). 그 어느 때보다 파격적인 변신은 에디션 레이블로 이적한 이후 더욱 두드러지게 된다. 2012년 앨범에서는 트롬본을 이용한 테마와 라인의 구성에 많은 공을 들였다면 에디션 레이블 데뷔 작인 세 번째 In Cinema (2013)에서는 첼로와 기타의 역할이 한 층 더 부각되고 전체적인 분위기 또한 느와르적 성격이 강조되기도 한다. 이번 앨범의 경우에는 2013년 음반에서 단초를 보였던 특징적인 요소들이 더욱 전면에 나오게 된다. 신세사이저의 활용을 높이고 감각적인 드럼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사운드의 공간과 분위기가 웅장해졌으며, 확장된 음악적 배경 안에 앰비언트나 포스트-락의 진행까지 전략적으로 포진한다. 그 과정에서도 첼로와 트롬본의 포지션을 공격적으로 배치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독창적인 스타일을 완성해낸다. 형식적 개방성과 대칭을 이루는 각 연주자들의 음악적 응집력은 마법과도 같다. 기존 앰비언트와 포스트-락의 음악적 성과와 대비해도 뛰어날 뿐만 아니라, 재즈라는 장르의 외연 확장이 이룬 지금까지의 성공적 결과물과 비교해도 독창적이다. 부디 이번 앨범이 이들의 음악적 정점이 아니길 빌 뿐이다.


2017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