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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Polish Cello Quartet - Discoveries (CD Accord, 2017)


1980년대 후반에 태어난 Tomasz Daroch, Wojciech Fudala, Adam Krzeszowiec, Krzysztof Karpeta 등으로 이루어진 PCQ의 첫 앨범. 그리 친숙한 이름들은 아니지만 각자 프로필에 명시된 학교와 지도 교수들의 명단 등 교육 이력 만으로도 이들의 실력이 범상치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2011년에 처음 결성된 PCQ는 유럽의 중요 음악 단체의 정식 멤버로, 또한 주요 행사의 고정 출연진으로 활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가장 주목할 점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첼로 쿼텟의 레퍼토리들을 발굴하고 소개했던 PCQ의 노력일 것이다. 이번 앨범은 그 타이틀이 암시하듯 지금까지 이들이 발굴했던 다양한 연주 목록들 중 네 편을 레코딩으로 담고 있다. Prosper van Eechaute - "Pièce Sonate pour 4 violoncelles op. 9", Rudolf Matz - "Quartet in d minor", Kazimierz Wiłkomirski - "Ballada and Rapsodia for four cellos", Alfredo Piatti - "In Vacanza - Quartettino per Violoncelli" 등으로 알프레도 삐아띠를 제외하면 1900년대 초 이후에 활동했던 음악가들의 곡이다. 매츠나 빌코미르스키의 곡들은 그나마 익숙하지만 삐아띠와 같은 유명 첼리스트의 곡이라고 해도 "In Vacanza"는 개인적으로 생소하며 판 에쇼테의 곡 또한 이번 기회를 통해 처음 접한다. 첼로라는 하나의 악기만으로, 단일한 음색과 톤으로 구성된 앙상블이 보여줄 수 있는 음악적 텐션은 의외로 큰 긴장감과 몰입감을 제공한다. 작곡가들 모두 자신이 첼로 연주자들이었기 때문에 악기에 대한 깊은 이해가 바탕이 되기도 했지만 현대 음악의 기본적인 문법들이 다양한 실험을 통해 구체화되고 새로운 이론적 틀을 갖추기 시작한 시기에 작곡된 곡들이라 고전적인 앙상블과는 다른 신선한 느낌을 전한다. PCQ의 연주와 참고할 만한 다른 레퍼런스들이 많지 않아 답답하기도 했지만, 이들의 연주 자체가 나름 새로운 텍스트의 역할을 한다는 점은 부인하기 힘들 것 같다. 

 

2017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