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ound

Robin & The Wood - Moonfall (Grain(s) de Riz, 2021)

프랑스 재즈-록 그룹 Robin & The Wood의 앨범. 2015년 기타 Robin Jolivet와 색소폰 Jérôme Masco가 보르도 음악원 재즈 수업에서 만나 듀엣을 통해 다양한 음악적 교류를 나눈 이후 2017년 플루트 Alexandre Aguilera, 베이스 Alexis Cadeillan, 드럼 Nicolas Girardi 등과 함께 현재의 라인-업을 완성한다. 자신을 프로그레시브 록 재즈 그룹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70년대의 진보적 음악과 컨템퍼러리 계열의 재즈에서 영감을 받아 이를 혼용한 스타일의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미니 앨범 Dark Water Falls (2019)를 선보인 적이 있으며, 이번 작업은 공식적인 퀸텟의 첫 풀-타임 리코딩이다. 이들이 자신을 정의하고 설명한 내용만으로는 R&TW의 음악에 접근하는 데는 제한적인 것은 분명하고, 또 일정 부분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다분히 감각적이면서도 집단적 합을 중시하고 있어 어느 대목에서는 과거 CTI의 전통이 느껴지는 듯하며 색소폰과 플루트가 전면에서 라인을 이끌며 기타가 뒤에서 백업과 리드를 담당하는 포맷의 구성 또한 낯설다고 하기는 힘들다. 어쩌면 이 지점에서 이들 쿼텟이 지닌 매력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이러한 기시감이 만들어내는 익숙함이 기존의 문법 속에서 감각적인 합의를 만들어내는 것은 그만큼 이들의 음악에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요인일 것이다. 합의의 영역에서 관악기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프레이즈를 통해 연주의 밀도를 축적한다면 개방 공간에서 주어진 자율성을 확장하며 다양한 표현의 계기를 끌어내는 과정은 에너지가 넘친다. 기본적으로 긴밀한 인터플레이를 바탕에 두고 있지만, 관계의 유연성을 보장하고 있어 가능한 표현이다. 또한 창의력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유형의 오리지널은 인상적이며, 이들의 감각적 합이 잘 드러내도록 완성된 편곡 역시 재미있다. 색소폰과 플루트가 스테레오 양옆을 점유하고 때에 따라 유연하게 중앙을 공유하는 방식은 음악을 입체감 있고 생기 있게 만드는 요소이기도하다. 기존의 익숙한 언어와 문법을 이용해 감각적인 표현을 완성한 작업이다.

 

2021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