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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Sciama - Layers of Appearance (Auxiliary, 2021)

Sciama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영국 전자음악가 Michael Watters의 앨범. 지금까지 거의 ASC (a.k.a. James Clements)의 개인 레이블처럼 운영되며 자신과 관련된 뮤지션들을 제외한 외부에 대해서는 대체로 폐쇄적인 운영을 보였던 Auxiliary에서 가끔은 새로운 신인의 작업을 선보이기도 하는데, 최근의 좋은 예 중 하나가 바로 스키아마일 것이다. 공식적인 레이블 데뷔 앨범 Broken Circle (2019)을 발표했고 이후 Illusion Of Separation (2020)과 Layers Of Appearance (2021)를 연이어 선보였고, 올해 들어 두 번째 풀타임 리코딩인 이번 앨범을 선보이는 활발한 활동을 펼친다. 마이클의 음악은 다크 앰비언트의 경향적 특징들을 고루 보여주고 있어 레이블의 성격과 자연스러운 일체감을 이룬다. 앨범마다 고유한 테마를 염두에 두고 이에 맞는 표현을 활용하고 있어 조금씩 미세한 사운드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 간격은 근본적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주제에 따른 편차 정도로 느껴질 수준이다. 이번 앨범에서는 Sci-Fi적인 느낌을 강하게 풍기고 있고 이에 따른 사운드 또한 공간적인 개방감을 염두에 둔 레이어링과 믹싱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앨범 전체의 내러티브보다는 개별 곡의 테마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라 각 곡들 마다 특징을 이루는 사운드의 성격 역시 조금씩 미세한 차이를 보이지만 패드를 이용해 기본 구조를 이루거나 팬 오토메이션을 통해 확장된 공간적 광활함을 표현하고 있다. 기본 사운드를 중저역에 배치하고 효과를 이루는 음향을 그 위에 배열하는 레이어링을 통해 전체적으로 무게감을 강조하고 있지만 다크 하다는 느낌보다는 스페이스 앰비언트적인 신비감이 부각된다. 저변에 깔려 근간을 이루는 사운드, 팬 오토메이션을 통해 공간을 구성하는 음향, 시퀀싱이나 다른 효과를 통해 디테일을 구성하는 소리 등이 마치 구조화된 레이어링을 이루고 있어 앨범의 타이틀을 통해 작업 방식을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각각의 곡들이 지닌 개별성도 두드러지지만, 전체적인 분위기에서는 균일한 느낌을 전달하고 있어 마이클의 음악적 개성을 엿볼 수 있는 작업임은 분명하다.

 

2021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