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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Slowly Rolling Camera - Where the Streets Lead (Edition, 2021)

영국 재즈 그룹 Slowly Rolling Camera의 앨범. SRC는 Juniper (2018)를 계기로 보컬이 빠지고 피아노/키보드 Dave Stapleton, 드럼 Elliot Bennett, 신서사이저 Deri Roberts 등의 트리오로 편성을 바꾸면서 자신들의 통합적인 음악적 언어를 굳건히 하면서, 동시에 확장적인 사운드의 근간을 마련하게 된다. 트립-합, 소울, 일렉트로닉을 근간으로 하는 장르적 다면성을 지닌 사운드 스케이프에 재즈적인 임프로바이징의 공간을 개방하면서 SRC만의 독특한 음악을 완성했고, 나아가 이를 표현의 확장을 위한 플랫폼으로 활용함으로써 다양한 뮤지션들과의 협연의 가능성 또한 열어두게 된다. 이번 앨범에서는 SRC의 사운드에 8인조 스트링 섹션을 더하고 밴드 제4의 멤버 역할을 하고 있는 기타리스트 Stuart McCallum와 더불어 기본적인 틀을 완성하고 Mark Lockheart, Jasper Høiby, Verneri Pohjola, Chris Potte, Sachal Vasandani 등과 같은 레이블의 대표적인 뮤지션들이 게스트로 대거 참여하고 있다. 다소 복잡한 구성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여도 진행 양식은 비교적 명료하게 이루어진다. 인트로와 테마는 주로 SRC의 연주에 의해 구성되고, 이후 재현을 통한 빌드-업 과정에서는 현악과 기타가 더해진 후 이어지는 솔로 공간에서 게스트들의 임프로바이징으로 완성을 이루는 패턴을 보여준다. 물론 곡의 성격에 따라 이와 같은 진행 양식은 조금씩 유연하게 운영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이러한 형식적 유형을 통해 SRC 본인들의 유기적 속성은 물론 개방성과 확장성을 겸비한 유연한 면모를 동시에 어필하게 된다. 이와 같은 형식적 구성 속에서도 밴드의 음악에 내재한 다면적 특성을 있는 그대로 드러냄과 동시에 다양한 음악적 표현을 통합하여 완성한 자신들만의 유니크한 면모를 과감하게 드러낸다. 여기에 풍부한 레이어의 음향들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며 전해지는 사운드에 대한 만족감도 상당하다. 2018년의 전작이 SRC의 새로운 길을 알리는 작업이었다면 이번 녹음은 이들의 여정이 올바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앨범일 것이다.

 

 

2021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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