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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This Will Destroy You - Another Language (Suicide Squeeze, 2014)

 

 

포스트락 그룹 TWDY의 세 번째 공식 스튜디오 앨범. 장르적 특징에 충실한 음악과 해당 장르에서 청자가 기대하는 것 사이에는 늘 간극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물론 둘 사이에는 늘 접점이 존재하며 그 범위가 얼마나 넓으냐에 따라 해당 뮤지션에 대한 호불호가 갈라질 것이다. 그런데 이 그룹은 개인적인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 장르적 특징에도 비교적 충실하다. 그 언어에 있어서도 오소독스하다는 느낌을 줄 만큼 그 표현 또한 장르적 경향성과 잘 부합된다. 이들이 들려주는 사운드의 스타일이나 음악적 진행과 구성 등은 개인적인 취향과 부합하는 부분들이 많다. 하지만 정돈된 느낌보다는 러프하게, 다소 거칠게 드러나는 음악적 표현들은 밴드의 음악에 대한 개인적 공감을 밀치는 듯 하다. 엠비언트적인 느낌의 사운드 이펙트 위로 스네어를 내려치는 사운드의 구성 등은 다소 신경질 적이고, 때로는 두 대의 기타가 어긋나듯 만들어내는 리프들은 불안감을 직설적으로 표현한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개인적인 이아러니라면 이러한 요소들이 결코 싫지 않다는 점이다. 어쩌면 이러한 감정의 유발이 밴드가 대중과 소통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음악과 청자의 거리는 듣는 사람 스스로 결정한다는 당연한 이치를 이들의 음악은 적극적으로 일깨우고 있는 듯 하다. 때문에 듣는 입장에서는 좋고 싫음의 거리가 이들의 음악에는 동시에 존재하게 된다. 지금까지 이들이 해왔던 것처럼 이번 앨범에서도 너버스한 매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전작들에 비해 리듬의 유연성이 더 살아 있고 사운드의 요소들도 풍부해져서 조금은 더 편하게 다가설 수 있는 여지를 개방한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음악적 특징들 또한 여전하다. 개인적으로는 근래에 접했던 해당 장르의 음반들 중 인상 깊었던 것 만큼은 분명하다. 

 

2014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