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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Those Who Ride With Giants - Forlorn (self-released, 2021)

호주 뮤지션 MJ Callaghan의 록 프로젝트 Those Who Ride With Giants의 앨범. TWRWG의 음악은 듣는 관점에 따라 다양한 장르적 해석을 개방하고 있다. 스스로는 인스트루멘탈 아트 록이라고 정의하고 있지만, 포스트-록, 앰비언트 록, 일렉트로닉 록 등 청자의 취향에 따라 다르게 정의될 수 있는 다면적인 성격을 보여주는 것이 매력이다. 이는 2014년 데뷔 앨범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특징이며 때문에 의외로 확고한 팬층이 두꺼운 뮤지션이기도 하다. 기타와 같은 기본적인 연주 악기는 물론 일렉트로닉을 활용해 통상적인 반주와 앰비언트의 장르적 특징을 수용한 듯한 사운드 스케이프의 연출에 이르기까지, 혼자서 모든 것을 완성하기 위해 보여주는 음악적 효율에 최대한 의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때문에 곡에 따라 앰비언트적인 특성을 지닌 포스트-록처럼 들리기도 하고, 슈게이즈를 연상하게 하는가 하면, 모던한 방식으로 재해석된 트립합의 느낌을 풍기는 경우는 물론, 70년대의 아트 록을 떠올리게 하는 익숙한 고전적 표현도 존재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음악이 중구난방의 현란함으로 어지럽혀져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시종일관 균일한 사운드의 톤과 벨런스를 유지하며 그 안에서 자신의 차분한 음악적 서정을 통해 조심스러운 정서적 공감을 유도하고 있다. 다양한 장르적 특징들이 그의 음악 속에 내재되어 있지만, 요소적 기능을 수행할 뿐 그 이상의 두드러짐이 부각되는 순간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멜로디는 진솔하고 표현은 섬세하다. 과하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며 듣는 이에게 과도한 몰입을 강요하지 않는다. TWRWG가 선보였던 작업들은 늘 그렇듯, 음악이 있어야 할 곳에 정확히 위치한 듯한 느낌을 준다. 그의 팬이라면 누구라도 마찬가지겠지만 TWRWG가 마땅히 받아야 할 찬사가 그에게 조금 더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2021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