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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Tomasz Stanko New York Quartet - December Avenue (ECM, 2017)


폴란드 출신 트럼펫 연주자 토마스 스탄코의 뉴욕 쿼텟 두 번째 앨범. 전작 Wisława (2013)에서 베이스를 담당했던 Thomas Morgan 대신 Reuben Rogers가 참여한 것을 제외하면 David Virelles (p)와 Gerald Cleaver (ds)는 이번 신보에서도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스탄코와 ECM의 40년이 넘는 관계 속에서는 인상적인 수 많은 음악적 계기들을 존재했는데, 미국에서 활동 중인 젊은 뮤지션들을 중심으로 새로 결성한 뉴욕 쿼텟은 의외성이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2013년 전작의 경우 음악의 표제적 성격이 강했다면 이면 앨범은 연주 중심의 네러티브가 강조되고 임프로바이징의 영역에서 인터플레이의 모티브를 확장하는 특징을 보여준다. 이러한 전략은 확실히 초창기 스탄코가 즉흥 공간을 구성하는 방식들과 유사하지만, 형식적 측면에서는 지금까지 정통 재즈씬이 발전시켜온 트렌드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 개별 곡들의 볼륨이나 톤과 같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좌우하는 테마에서의 엄격한 조율을 전제하고 있어, 뮤지션들에게 할당된 개별 공간의 자율성은 음악적 상상력을 상호 압박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중첩된 양식의 자율적 공간을 가정하고 솔로의 영역에서조차 개입의 여지를 남겨둠으로써 인터플레이의 다양한 계기들을 확보한다. 여백의 공간에 신중한 프레이즈를 이어가는 "Ballad for Bruno Schulz", 전통적이고 오소독스한 형식 속에서도 쿼텟 특유의 스타일을 표출하고 있는 타이틀 곡 "December Avenue", 피아노와 베이스의 상호견제와 조화를 엿볼 수 있는 "David and Reuben", 스탄코 특유의 멜랑콜리가 인상적인 "Cloud"와 "Young Girl in Flower" 등 일관된 음악적 스타일 안에서 다채로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75의 나이에도 결코 늙지 않는 스탄코의 젊은 감각과 팀워크가 돋보이는 앨범이다. 


2017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