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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Tony Tixier - Life of Sensitive Creatures (Whirlwind, 2017)


프랑스 재즈 피아니스트 토니 틱시에의 신작. 본인의 타이틀로는 Dream Pursuit (2012)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앨범이다. 쿼텟 편성의 전작과 달리 이번 신보에서는 Karl McComas-Reichl (b), Tommy Crane (ds) 등이 참여한 트리오 포맷으로 리코딩을 진행했다. 전작에서는 포스트-밥의 언어기 기초한 다소 전통적인 지반 위에서 연주를 진행한다는 인상을 줬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조금은 더 모던한 느낌을 전하고 있다. 이는 그의 데뷔 앨범이자 트리오 녹음인 Fall in Flowers (2006)와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이러한 음악적 지반의 미세변동에는 쌍둥이 형제 Scott Tixier와 함께 진행한 장르 통합적인 일련의 음악 프로젝트(ex. Moon Paradox)의 결실이 반영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토니의 이번 트리오 앨범은 컨템퍼러리 계열의 재즈 피아노 트리오에서 가장 흔히 예상할 수 있는 음악적 레이아웃에 무척 근접해 있다. 전체 진행에서 리더의 강한 장악력을 기반으로 드럼과 베이스의 자율성을 활용해 공간을 확장하는 방식에서는 다분히 오소독스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곡의 진행에 있어 피아노의 강력한 의지의 개입은 개별 곡은 물론 앨범 전체에서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다. 자칫 천편일률적인 모습으로 비칠 수도 있는 이러한 진행은 리더의 음악적 상상력과 구성원들의 자율성이 반영되어 다양한 형식의 긴장과 다이내믹을 연출한다. 그 과정에서 피아노의 의중을 각자 자신들의 악기로 풀어내는 베이스와 드럼의 밀착감은 이 앨범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음악적 쾌감의 일부이기도 하다. 또한 오소독스 하면서도 모던한 느낌의 공존은 토니의 이번 앨범에서 경험할 수 있는 매력 중 하나일 것이다. 다분히 현대적인 스케일을 고전적인 느낌으로 연주하는가 하면 전통적인 연주 위에 감각적인 화성의 진행을 펼치며 이중적이지만 세련된 느낌을 연출하기도 한다. 이미 전통처럼 고착된 기존 트리오의 형식 속에서 토니 자신의 감각적 시각을 반영하여 나름의 색다른 인상을 주고 있다. 모든 면에서 안정된 균형감이 두드러지는 앨범이다.


2017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