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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Various Artists - Erased Tapes Collection VIII (Erased Tapes, 2017)


개인적으로는 컴필레이션 앨범을 좋아하지 않지만 오늘 소개할 Erased Tapes Collection 시리즈 만큼은 흔치 않은 절대적 예외 중 하나다. 레이블 창립 10주년에 발매된 일곱 번째 콜렉션 앨범에서는 지난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이전 년도에 발표되었거나 이후 발매 예정인 뮤지션들의 레코딩 중 일부를 선별 수록하고 있다. 때문에 레이블 입장에서는 이런 콜렉션이 일종의 백서 역할도 하는 셈이다. 2007년 독일인 Robert Raths에 의해 영국에서 설립된 Erased Tapes 레이블은 실험적인 음악 장르들에 대한 지원에서 시작하여 지금은 엠비언트나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중량급 뮤지션들을 포함하고 있는 중요 레이블로 성장했다. 이번 콜렉션을 살펴보더라도 이와 같은 레이블의 위상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PCO의 음악적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Penguin Cafe를 비롯해, Dustin O’Halloran와 Adam Bryanbaum Wiltzie의 듀엣 프로젝트 A Winged Victory For The Sullen, 현대음악의 방향성에 대한 많은 질문들로 주목을 받고 있는 Ólafur Arnalds와 Nils Frahm, 음유적인 표현과 음악적 완성도로 모던 클래시컬 계열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Peter Broderick 등의 곡들을 비롯해 총 11개의 다양한 타이틀들을 수록하고 있다. 재정적 지원이나 제작 환경 등에서 열악할 수밖에 없는 마이너한 장르에서 레이블은 자신들만의 엄격한 기준으로 음악적 지반을 굳건히 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을 지난 10년의 역사가 말해주고 있으며 이번 앨범 역시 이를 증명하고 있다. 보편적 언어로서의 음악이 지닌 확장성을 강화하기 위한 플랫폼의 역할을 더욱 발전시켰으면 하는 바램이다.


2017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