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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 Web X Max Herre - WEB MAX (Compost, 2021)

이탈리아계 독일 피아니스트 Roberto Di Gioia가 이끄는 재즈 쿼텟 Web Web과 Max Herre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독일 래퍼 겸 프로듀서 Maximilian Herre의 협업 앨범. 2014년 재즈 보컬리스트 Gregory Porter의 독일 공연을 위한 객원 뮤지션으로 참여해 처음으로 인연을 맺은 로베르토와 막스는 스피리추얼 재즈에 대한 음악적 합의를 당시 이루었다고 전한다. 이후 로베르토는 이와 같은 아이디어를 실행하기 위해 2017년 색소폰 Tony Lakatos, 베이스 Christian Von Kaphengst, 드럼 Peter Gall 등으로 이루어진 슈퍼 밴드를 결성했는데 이 쿼텟이 바로 WW이다. 쿼텟은 70년대의 스피리추얼 재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거나 모던한 양식으로 재구성하여 현재적 의미를 탐구하는 여타 다른 그룹들과는 접근 방식 자체에서부터 근본적인 차이를 보여준다. 사실 전략이라고 하기도 뭐할 정도로 그 시절 그 음악을 고스란히 자신들의 방식으로 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설적이게도 이처럼 우회하지 않는 직설적인 표현이 WW의 존재감을 더욱 돋보이게 해 준다. WW의 통산 네 번째 앨범에 이르러 이와 같은 음악적 아이디어를 처음 합의했던 막스가 함께 참여하게 되었는데, 래퍼가 아닌 신서사이저, 퍼커션, 백 보컬 등을 담당하여 WW의 사운드를 보다 풍부하게 연출한다. 특히 이번 앨범이 기념비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게스트로 참여한 뮤지션들 덕분인데, Strata East 레이블을 론칭해 스피리추얼 재즈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Charles Tolliver, 아프로-라틴의 전설 Mulatu Astatke, 하프 연주자 Brandee Younger 등을 비롯한 여러 연주자들이 함께 한다. 여기에는 2013년 세상을 떠난 Yusef Lateef의 생전 목소리도 포함되어 있다. 막스와의 협연을 기대했던 사람에게는 이와 같은 많은 거물급 게스트 덕분에 존재감이 미미하게 보여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이번 작업에서 유독 부각되는 몽환적인 공간감이나 미니멀한 코드의 반복 등은 그가 아니면 연출하기 힘들었을 디테일임이 분명하다. 특히 이번 협업이 독일 전자음악 레이블 Compost를 통해 발매되었고 WW 멤버 전원이 소속 계약한 점에서 이번 앨범은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어 이후에 이어질 WW X MW의 작업에 큰 기대를 하게 된다.

 

2021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