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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Whale Fall - The Madrean (self-released, 2014)


미국 LA에 기반을 둔 5인조 포스트-락 혹은 인스트루멘탈 락 밴드 웨일 폴의 두 번째 앨범. 어떠한 장르든 처음 태동했을 때의 실험적인 성격들이 이후의 과정 속에서 '장르적 특성'으로 고착되어 식상함을 재생산하는 경우를 종종 경험한다. 애초의 문제의식은 사라지고 그 형식만 남는 것이다. 음악 컨텐츠를 소비하는 입장에서는 변별력이 떨어지는 취향이라는 기준으로 차별성이 모호한 장르 내의 음악들을 선택하게 된다. 각각의 생산자들이 밝히는 타인과의 차이는 너무나도 모호하다. 하지만 웨일 폴의 음악은 컨텐츠 그 자체가 동일 장르 내의 다른 음악들과의 차이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들의 음악은 장르적 특성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는다.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다양한 음악적 형식으로부터 영향을 받았음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미국 웨스턴 문화는 물론 환경과 자연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마리아치 호른을 이용해 모리코네 스타일을 연상시키는 표현들을 적극 활용하는가 하면, 때로는 어쿠스틱 느낌의 라인과 전격 일렉 사운드와의 대비효과를 극적으로 이끌어내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매력은 각각의 곡들이 지니고 있는 서사적인 구성이다. 마치 짧은 스토리 텔링을 이어가듯이 멜로디 라인들이 자연스럽게, 때로는 극적으로 이어가며 음악적 몰입감을 높여간다. 장르 내의 여타의 밴드들과 다른 악기 구성도 독특하고 음악적 연출력도 탁월하지만 지만 자신들의 음악적 메시지를 이야기로 전개하는 능력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이러한 드라마틱한 연출력은 장르 내의 다른 그룹들 중 단연 출중하다는 느낌이다.


2015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