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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William Ryan Fritch - The Sum of Its Parts (Lost Tribe Sound, 2017) & The Old Believers (Lost Tribe Sound, 2017)

 


미국 작곡가 윌리엄 리안 프리치의 신보 두 장. 워낙 방대한 분량의 디스코그라피를 쏟아내고 있는 뮤지션이라 그의 라이브러리를 쫓아 가는 것이 쉽지 않지만 2014년부터 약 2년의 기간 동안 CD, EP, 음원 등의 형태로 발매한 총 12장의 앨범들로 이루어진 Leave Me Series는 그의 음악적 성과를 대표하는 작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기에는 두 장의 OST 도 포함되었는데, 그 동안 부분적이고 제한적으로 공개되었던 앨범들의 전체 모습과 더불어 새롭게 추가된 곡들까지 살펴 볼 수 있게 되었다. 서로 다른 주제의 필름 속에서 사용된 음악들이지만 전체적인 사운드의 결에 있어서는 무척 유사한 느낌을 전해준다. 이는 윌리엄이 최근 작업했던 OST 앨범 Birkitshi: Eagle Hunters in a New World (2017)와도 확연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의 다른 사운드 트랙 작업과 비교해도 그렇다. 어쩌면 이번 두 앨범은 Leave Me Series라는 전체적인 큰 틀 속에서 이루어진 작업이라는 맥락이 존재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두 앨범 사이에 존재하는 미묘한 차이를 추상화시켜 살펴 보면 민속적인 테마들을 소재로 광범위한 현악 활용을 구사하면서도 악기의 거친 질감을 적절히 표현하는 방식들이 주를 이룬다. 여기에 대부분의 곡들이 1~3분 이내의 짧은 길이로 구성되어 있어 마치 러프한 이미지 묘사에서 머문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물론 작곡가의 의도된 전략일 수 있겠지만 개별 곡의 디테일에 대한 묘사보다는 앨범 전체의 흐름(물론 영화의 진행도 고려했을 것이다)을 염두에 둔 긴 호흡에 중점을 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때문에 개별 곡에 대한 특징들 보다는 두 앨범 전체가 전하는 느낌과 인상만 남게 되는 단점도 어쩔 수 없이 드러난다. 하지만 이들 앨범이 담고 있는 볼드한 테마의 에소테릭한 분위기 자체가 인상적이기 때문에 구태여 단점이라고 말하기도 난감하다. Leave Me Series와 같이 방대한 작업을 통해 현대 작곡의 일면을 살펴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에디션을 지원한 LTS 레이블의 후원에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2017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