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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Xavier Roumagnac Eklectik Band - Sirènes (Gaya, 2017)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자비에르 루마냑 익렉틱 밴드의 첫 정식 앨범. 이 앨범에는 3년 전에 발매된 EP Native (2013)에 수록된 5곡을 포함하는 풀 타임 레코딩으로 발매되었다. 리더인 자비에르는 음악 교사이자 드러머 겸 작곡가로 알려져 있다. XREB는 퀸텟을 기본으로 하지만 이번 레코딩을 위해 관악과 타악 파트의 인원을 보충하며 곡에 따라 7-11명의 규모로 녹음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룹 이름으로 사용된 eklectik이라는 단어가 주는 절묘한 느낌은 밴드의 특징을 압축적으로 상징한다. 우선은 electric이라는 단어와의 유사성이 암시하는 퓨전 재즈 계열의 밴드라는 추론이 가능하며, c 대신 k를 사용해 그 뜻을 강조하려 했던 eclectic 그 자체가 지닌 '절충적'과 '독창적'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동시에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밴드의 이름 자체가 자신의 음악에 대한 큰 개요를 요약하고 있는 셈이다. 프랑스의 문화적 풍요로움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다양한 페턴의 리듬들이 등장하고 팝 사운드를 연상시키는 경쾌함에 고전적인 브라스는 물론 샘플링까지 동원하는 '다양한'(‘절충적’이라는 의미와 대비되는 eclectic의 숨은 다른 뜻 중 하나) 음악적 욕심을 선보인다. 상황에 따라 음악 재료와 기법들을 취사 선택하는 '절충적' 태도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지만, 과연 이들의 음악이 '독창적'인가에 대한 평가는 무엇을 기준으로 삼을 것인가와 관련해 엇갈릴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브라스 세션과 일렉트릭 사운드를 결합시켜 과거 빅밴드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구성 했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이미 1960년대 말에서 70년대 초에 이르는 동안 다양한 시도와 성과들이 존재했었고(ex. Mike Mainieri), 음악적인 내용 역시 이미 친숙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또한 과거 EP에 수록되었던 기존 곡들과 새로 녹음된 연주 사이의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유쾌한 해석과 경쾌한 연주가 만들어내는 풍성한 사운드의 즐거움은 평가절하되지는 않을 것이다. 기분 전환에 ‘놀라운’(electric) 효과를 지닌 앨범이다. 

 

2017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