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ound

Zura Zaj - Small Obstacles (homerecords.be, 2018)


벨기에 출신의 젊은 뮤지션들인 Lieze Van Herzeele (vn), Jonathan Baltussen (frhn), Gowaart Van Den Bossche (g) 등으로 이루어진 트리오 주라 자이의 신보. 대학 시절 캠퍼스 오케스트라의 멤버로 만나 2000년대 말 베이스가 포함된 4인조 밴드로 결성되었으나 이후 바이올린, 프렌치 호른, 기타 편성의 트리오로 활동을 하게 된다. 초기에는 포스트-록적인 지향도 보여준 것으로 전해지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음반이나 기록 등을 통해 이들의 음악을 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본인들은 클래식, 포크, 재즈 등의 장르적 영역 내 어딘가에 위치한 곡을 연주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번 앨범만을 놓고 봤을 때 자신들의 음악에 대한 스스로의 정의에 어느 정도 동감할 수 있다. 실제로 트리오 편성의 내밀함이 구성하는 공간은 클래식의 실내악적 규범에 비교적 충실한 모습을 따르고 있으며, 바이올린이 중심이 되어 라인을 구성하는 곡에서는 집시 음악의 영향을 강하게 반영한 듯한 인상을 줄 뿐만 아니라, 기타 역시 플라멩코와 정통적인 재즈의 규범 사이를 왕복하는 연주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들의 연주에 존재하는 이와 같은 복합적 성격은 개별 곡의 특징에 따라 다른 측면들이 부각되며 진행되고 있다. 즉, 다양함을 전제로 드러나는 복합성은 하나의 단일한 언어로 고유한 체계를 지녔다니 보다는 일종의 관심 혹은 취향을 반영한 듯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어찌 보면 장르적 유연성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이와 같은 태도는 이들 음악의 장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측면도 존재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와 같은 장르적 유연성이 음악적 수용과 확장성을 보여주는 이들의 장점으로 평가될 수도 있다. 또 한 가지 언급할 것은 트리오를 구성하는 개별 연주자들의 강한 캐릭터다. 누가 곡의 멜로디와 라인을 주도하느냐에 따라 곡의 성격은 확연히 달라지는데, 이 역시 앞서 언급한 장르적 유연성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균형 잡힌 조화는 이들만의 특권이다.


2018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