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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k In Absolute - [Re]Flekt (Cam Jazz, 2023)

komeda 2023. 10. 15. 20:30

 

룩셈부르크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재즈 트리오 Dock In Absolute의 앨범.

 

DIA의 데뷔 앨범 Dock In Absolute (2017)에서 보여준 창의와 신선함의 감동은, 몇 년이 지닌 지금에도 쉽게 잊히지 않는다. 기존 재즈의 전통적인 양식 안에 주변 장르의 다양성을 수용하는 자신들만의 독특한 방식은 물론이고, 상호 간의 유연성을 바탕으로 완성하는 풍부한 드라마틱한 표현은 강한 중독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멜로디는 우아하고 멤버들이 보여준 기민한 연관은 에너지가 넘쳤으며, 이 모든 것을 자신들의 연주만으로 재현하는 놀라운 음악적 집중력과 창의력을 보여줬다. 현재는 피아노 Jean-Philippe Koch, 전자 베이스 Arne Wiegand, 드럼 Victor Kraus 등으로 라인-업이 이루어져 있어, 피아니스트가 DIA의 정통성을 계승하는 유일한 멤버가 되었지만, 트리오가 보여준 에너지와 극적인 활력은 이번 앨범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그들만의 독창성과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번 앨범 역시 DIA 특유의 견고하고 치밀한 트리오의 구성을 활용한 음악적 전개가 인상적이다. 이는 단지 테마를 구성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이후 전개 과정에서 멤버들 상호 간의 관계에 다양한 변화를 이끌어내고, 이를 통해 해당 곡이 지닌 극적 표현을 완성하는 모습에서도 관찰할 수 있는 특징이기도 하다. 하나의 방식으로 고착된 트리오의 역학이 아닌, 다양한 연관과 끊임없이 변화하는 관계의 다양한 균형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를 정형화된 위상이 아닌, 마치 넓은 캔버스의 평면에서 팝핑하며 튀어 오르는 듯한 생동감 넘치는 공간을 연출한다. 때문에 이들이 보여주는 상호 간의 힘의 균형은 역동적이면서도 입체적인데, 이 모든 과정을 철저한 설계에 의해 기획한 듯한 엄밀함이 존재하고 있어, 그 흐름은 극적일 뿐만 아니라, 변화를 반영한 새로운 모티브가 연출하는 독특한 유형의 텐션이 이어지고 있어, 지속적인 몰입을 유도하기도 한다. 하나의 곡에서 자연스러운 인과성과 드라마틱한 반전을 통해 연출하는 이와 같은 극적 변화와 흐름은 잘 짜인 극본에 따라 엄격함을 유지하며 지속되는 것은 무척 인상적이다.

 

이러한 변화와 흐름의 과정은 멤버들 상호 관계의 재구성을 통해 이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당 순간을 형상화하는 개별 공간의 연주를 통해 구체화하기도 한다. 구조의 움직임에 따른 연주는 해당 모티브에 극적인 표현을 담을 수 있는 다양한 주법과 양식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 모든 과정을 선명하게 재현하기 위한 의도적인 흔적도 쉽게 엿볼 수 있다. 피아노의 왼손과 오른손의 관계가 보여주는 변화뿐만 아니라, 베이스의 스텝과 벨로시티는 물론이고, 각각의 피스를 다양한 조합으로 구성한 드럼의 패턴은 매 순간의 극적 의도를 명료하게 재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와 같은 변화를 자신들의 고유한 톤 사운드를 유지하며, 오직 연주 그 자체의 기악적 표현을 통해 담아낸다는 것이며, 이는 음악적 흐름의 연속성과 극적 분위기를 밀도 있게 완성하는 요소 중 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개별 구성원들의 기악적 능력을 최대한 반영하고 있으며, 그 조합을 통해 완성하는 다양한 표현은 입체적이면서도 드라마틱하다. 음악적 의도를 강하게 반영한 구성의 힘이 크게 작용하고 있지만, DIA는 치밀함을 통해 완성할 수 있는 미적 표현의 쾌감을 우리에게 들려주는 듯하다. 화려한 연주와 속도 안에서도 기악적 섬세함을 담아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감성의 풍부함은 물론 깊이까지 함께 재현하고 있어, 이번 앨범에 담고 있는 DIA의 음악적 설득력은 무척 독보적이다.

 

 

2023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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