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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smus Oppenhagen Krogh - Until Then (April, 2023)

komeda 2023. 10. 26. 21:19

 

덴마크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 Rasmus Oppenhagen Krogh의 앨범.

 

1994년생인 라스무스는 2010년대 중반에 데뷔하여 재즈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뮤지션들의 작업에 참여하며 연주자로서 기량을 인정받고 있으며, 개인 활동 역시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지금까지 발매한 그의 작업은 주로 자신의 작곡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북유럽 특유의 차가운 냉철함을 인상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이번 앨범은 라스무스의 세 번째 개인 타이틀로 키보드 Simon Toldam, 관악 Lars Greve, 베이스 Anders Christensen, 퍼커션 Victor Dybbroe, 드럼 Jakob Høyer 등이 함께하고 있어, 성공적이었던 전작 Whereabouts (2020)와의 연속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작업에서도 차가운 공간을 어둡게 활용하는 라스무스의 사운드는 매력적이다. 건조한 톤 사운드는 이와 같은 공간 속에서 스스로를 명료하게 부각할 뿐만 아니라 강한 확산력을 지니고 있으며, 긴 테일의 리버브나 딜레이를 동반하는 경우에도 주변 음향과의 중첩을 음악적으로 활용하며, 나름의 선명한 흐름을 부각하고 있다. 기타의 이펙터에 의해 이와 같은 톤 사운드의 특성이 부각되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실제 이와 같은 공간은 다른 주변 악기들과의 연관을 섬세하게 포용하고 있으며, 해당 곡이 지닌 핵심적인 메시지를 공간을 통해 완성한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이와 같은 공간적 특성은 기타와 다른 악기들과의 관계를 명확히 하고 있으며, 앨범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완성하고 있다.

 

특히 공간 안아서 드러나는 여러 악기들의 견고한 위상은, 기타와 피아노 혹은 리드 악기가 펼치는 다양한 프레이즈와 그 연관 속에서도 차분하고 균일한 특성을 유지하며, 특유의 냉철함을 강화하기도 한다. 차가운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구성원들 상호 간의 인과적 유기성은 무척 긴밀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기존 많은 북유럽 뮤지션들이 이와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활용한 관조적인 태도와는 전혀 다르며, 호흡 하나하나에 서로를 정교하게 일치시키며 완성하는 음악적 내밀함을 엿볼 수 있다. 각기 다른 라인의 교차점에서 이루는 앙상블은 풍부한 하모니를 완성하기도 하며, 때로는 시머와도 같은 뒷 배경의 사운드스케이프조차 기타의 리버브와 절묘한 중첩을 이루며 고유의 차가운 분위기를 더욱 섬세하게 연출하기도 한다.

 

이처럼 내밀함의 밀도를 응집할수록 특유의 차가운 분위기가 더 깊어진다는 점은 무척 매력적이다. 그 깊이가 더해질수록 사색의 공간은 더욱 넓어지며, 그 안을 가득 채운 사운드는 저마다의 선명함과 명료한 연관성이 부각된다. 작곡의 의도에 충실한 뮤지션들의 섬세함은 물론, 이를 온전하게 재현한 젊은 음악가의 뛰어난 재능을 엿볼 수 있는 앨범이다.

 

 

20231026